- 2024년 8월 30일, 8월 31일
30일 금요일에는 아침을 먹고 울산 쪽으로 가서 다녀보기로 했다. 어디를 갈까 생각하던 중에 집사람이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에 가자고 한다. 전에 한번 서로 이야기한 바가 있기는 했었지만 그래서 신석기시대 B.C 6,000년 무렵 고래 사냥에 대한 명확한 근거와 흔적을 남기고 있는 유적지를 찾아가서 직접 보기로 했다. 울산 암각화 박물관에 들러 반구대 암각화와 근처 천전리 암각화와 명문 유적에 대한 전시 내용을 찬찬히 살펴본 뒤에 먼저 걸어서 반구대 암각화 쪽으로 이동했다.
1.2km 정도 거리에 있다고 하여 천천히 산책 삼아 가는 길에 집청정이라는 정자와 서원을 외부에서 살펴보았다. 인가들이 근처에 있어 그리 외진 곳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옛 삶의 터전과 현재 삶의 터전이 다르지 않으니 비동시적인 것의 동시적 현존이라는 표현을 새삼 음미하게 한다. 반구대 암각화가 물길 너머 바위에 있어 직접 건너가기 전에는 물리적 접촉은 어려울 것 같다. 망원경으로 확대해서 보고 사전 설명된 자료를 보고 현장감을 느껴 본다. 현재 이곳과 전천리 암각화를 묶어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신청한 상태이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현지 해설사께서 차분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잘해 주신다.
다시 길을 되짚어 나와 차를 타고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유적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번듯한 주차장은 없어 길가에 주차하고 200여 미터를 걸어가니 물 저편은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는 곳이고 이쪽은 신석기시대의 암각화와 신라 시대의 명문이 누적적으로 새겨진 채 눈앞에 펼쳐져 있다. 때마침 한국전통문화대학교의 문화재 예방보존연구소라는 곳에서 학술적인 답사를 하고 있었다. 천천히 둘러본 후에 되돌아 나왔다.
다시 울산 대왕암공원으로 방향을 돌려 도착한 곳에서 점심을 먹고 대왕암 공원의 출렁다리를 건너 언덕 위의 공원길을 걸으면서 눈 아래 펼쳐진 해수욕장을 내려다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사이 경주로 돌아갈 시간이 얼추 된 것 같아 길을 나서는데 울산 현대자동차 미포 조선소 등을 거쳐 상당히 막히는 길을 지나 경주 원성왕릉을 멀리 보며 불국사를 지나 숙소로 돌아왔다.
8월 31일은 우리의 본래 여행 목적에 해당하는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숙소를 나서야 하는 날이다. 결혼식이 오후 2시 포항 시내에서 있기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아침을 먹고 불국사를 들렀다가 가기로 했다. 불국사는 여러 번 왔지만 올 때마다 그 특유의 분위기로 사람을 맞이한다. 외국인들은 여전히 많이 방문하고 있다. 사천왕문 근처 호수에 잉어들이 별로 보이질 않는다. 석가탑과 다보탑은 여전히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래서 고맙게 느껴진다. 변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존재들은 우리에게 안정감을 준다.
*** 현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암각화 등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2025년에 지정이 되어 있다. 우리가 방문한 시점에는 신청한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