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대이작도 24화

평화

by 차거운

내 너에게 비둘기의 평화를 주랴

아니면 눈부신 설원에 계엄령같이

어지러이 몰아치는 눈발 속으로

조용히 걸어간 한 사내의 발자국을 보여 주랴


환하게 피었다 지는 오얏 꽃의 봄과

천둥 속에 우는 비 젖은 원앙 소리에 묻은 여름

천 년의 은행잎 물들어 저무는 가을 저녁


떠오르지 않는 기억의 난파선 속에

수장된 반짝이는 희망을 꺼내 주랴


조용히 거리에서 귀 기울이면

바람결에 들려오는 속삭이는

누군가의 나지막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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