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벨은 어떻게 지켜지는가
(특성을 극단적으로 나눠 설명하니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업계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한동안 내가 가슴에 담았던 말이 work like a local이었다.(로컬은 호주 현지인을 의미한다.)
현재 다니는 회사는 호주에 있지만 대부분의 직원이 중국계 아시아인 회사라서 호주와 한국 그 어디 중간에 있다. 한국의 분위기가 뜨겁고 열정적이고 빨리빨리의 열탕이고 호주는 chilled & relexed 냉탕이라면 회사는 온탕 정도 되려나?
온도차를 가장 크게 느낄 때는 업체에 부탁할 때이다.
한국에서 사정이 이러니 빠른 업무 처리 부탁드립니다.라고 하면 최대한 편의를 봐주려고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호주 로컬 업체일수록 약간 빙썅의 느낌을 받았다. ‘아. 그렇구나. 해주고 싶은데 000 때문에 안돼.’ 혹은 ‘담당자가 한테 메모는 남겨줄게’라는 느낌. 굉장히 나이스하고 친절하지만 ' 응. (그건 니 사정이고) 미안하지만 안돼.'
한국에서 될 때까지의 한다의 정신이 먹히지 않는 곳인 거다!
아니. 오히려 푸시하는 내가 진상 민원인이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책임감이 없고 열정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니 이렇게 선을 지킴으로써 모두의 삶을 질을 지키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내가 잘해보려는 부탁이 많은 경우 다른 사람에겐 야근이 될 수 있으니까.
서로의 선을 지키고 그 선을 넘을 시에는 No라고 말 할 수 있어야 한다.
(오해하지 마시길, 호주에서도 야근하면서 열 일하는 로컬도 물론 있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과 호주의 출근길 모습 중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바로 잠을 자는 사람이 없다이다.
한국에서의 통근 소요시간은 왕복 3시간이고 매일 같은 야근에 수면시간이 항상 부족했었다. 많이 자면 6시간을 잤던 것 같은데, 부족한 수면을 항상 지하철에서 채웠다. 사실 주위에 모든 사람이 다들 만성 수면 부족과 피곤에 시달려서 그냥 이게 사회생활이려니 했다.
그러다가 호주에 왔는데 출퇴근 시간에 자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기차 또는 트램에서 자는 사람을 본 게 손에 꼽힐 정도이다. 아닌 게 아니라 GDP와 수면 시간 비교 통계를 보면 한국은 6시간 30분에 못 미치면서 일본 다음으로 적게 자고 호주는 7시간 30분 이상으로 상단에 위치해 있다.
편리성으로 본다면 한국에서의 삶이 훨씬 편하다. 솔직히 편리성에서 따졌을 때 한국을 넘을 나라가 몇이나 될까? 다음날 새벽에 집 앞까지 배송된다니!
하지만 나는 내가 택배를 며칠 더 늦게 받음으로써 택배 기사님이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저녁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다면 기꺼이 그 불편을 감수하겠다.
참고기사
https://www.economist.com/1843/2018/03/01/which-countries-get-the-most-sle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