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산을 지켜준 이쁜이 아파트
못난이 아파트가 이쁜이 아파트로 바뀌는 경우도 있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잠깐 해보려고 해요. 제 브런치에서 두 번째로 많이 읽힌 글의 주인공인데요. 바로 T자형 아파트를 사는 바람에 전세를 오랫동안 빼지 못했던 아파트에 관한 이야기예요. 우선 T자형 아파트는 굉장히 조심을 해야 해요. 자세한 얘기를 알고 싶으시면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https://brunch.co.kr/@2gungho/37
자 그러면 어떻게 못난이 아파트가 이쁜이 아파트로 변신했는지 알아볼까요? 이 아파트의 매매 가격은 7억이었어요. 전세는 약 5.5억이었죠. 그런데 잔금 일자까지 전세를 구하지 못했답니다. 저는 1.5억의 갭만 투자금으로 설정하고 들어갔는데 졸지에 제 스스로 5.5억을 구해야 됐던 상황이에요. 아찔하지 않나요? 제가 무슨 수로 5.5억을 구해요?? 그런데 운이 좋게도 저는 이 주택을 제 명의의 첫 번째 주택이었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었어요. 주택담보대출은 보통 KB시세의 50% 정도 받을 수 있었어요. 왜냐하면 여기는 조정지역이라서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이 아파트의 KB시세가 약 7억이어서 3.5억을 대출로 받을 수 있었어요. 그러면 5.5억에서 3.5억을 뺀 2억이 더 필요하죠?
사실 제가 가지고 있던 구글 주식이 약 2억 원어치가 있었어요. 정말 팔기 싫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구글이랑 사랑하는 관계였으니까요. 왜냐하면 그때만 해도 전 구글이 5000불 6000불까지 올라가기를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어쨌든 잔금은 맞춰야 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구글 주식을 2700불 선에서 정리를 했어요. 그러고 나서 주식 액면분할 호재가 터지더니 구글 주식이 3000불로 오르더군요. 너무 분해서 허니버터칩에 맥주 한 잔을 벌컥벌컥 마셨어요. 그래도 기분이 나아지진 않더군요. 그런데요, 제가 구글 주식을 판 건 2022년 1월 말이었어요. 그리고서 5개월이 지난 2022년 6월인데 지금 구글 주식을 조회해보니 2142불이에요. 무려 20%가량 빠졌어요. 만약 제가 그때 구글 주식을 안 팔고 계속 가지고 있었더라면 큰돈을 잃었을 거예요.
그런데, 못난이 아파트가 제 뺨을 때려가면서 구글 주식을 고점에 팔게 해 줬고 뒤돌아보니 너무 잘한 일이었던 거예요. 어때요? 이 정도면 이쁜이 아파트라고 불러도 되지 않나요? 이제 곧 전세금도 들어오고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패닉일 때 투자할 수 있는 Seed Money를 제게 안겨줘요. 너무나도 이쁜 아파트예요.
제가 부동산을 배웠던 분이 그러셨어요. 아파트 살 때 고생 많이 시킨 못난이 아파트가 나중에는 큰 효도 노릇을 한다고요. 저는 사실 믿지 않았어요. 못난이 아파트는 못난이 아파트지. 어떻게 그게 큰 효도 노릇을 하나요? 근데 너무나도 빨리 효도 노릇을 한 못난이 아파트를 만났어요. 바로 제가 산 아파트요. 이 아파트를 사지 않았더라면 대부분의 자산을 주식으로 배치해뒀을 텐데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 여러분. 못난이 아파트라고 미워하지 마요. 언젠간 이쁜이 아파트로 변할 수 있어요.
참, 이때 배운 게 하나 있어요. 금융시장에 충격이 왔을 때 주식 같은 경우는 한 없이 떨어져요. 하지만, 아파트의 경우 실수요자가 있기 때문에 하방이 확실해요. 웬만해서는 전세금보다 아래로 떨어지기는 힘들다는 거죠. 이래서 분산투자 분산투자하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