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 Oct 23. 2021

문득, 내 생각이 들면 주저 없이 연락해

목포로 온 목적은 하나였다. 쉼, 그리고 부담 없이 재밌게 놀기. 그런데 내가 신청한 프로그램의 메인은 사실 ‘글쓰기’였다. 그것도 독립 출판. 알고는 있었지만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왔다. 그저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서 생활을 하고 싶었기에 글을 쓰는 것도 독립 출판도 그 당시의 나에겐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목포라는 선택을 한 나를 매우 칭찬한다. 나는 이 선택을 제2의 터닝 포인트라고 부른다. 첫 번째 터닝 포인트는 2012년 중국 산동성 웨이하이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인데 이 기간을 겪으며 관계와 관심사에 있어서 꽤나 큰 성장과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쉽지 않은 과정이었고 노력을 통해 얻어낸 결과이기도 했다. 

    

이번에 목포에 내려와서도 메인인 독립 출판을 하기 위해 차근차근 회의를 거치고 내 생각을 끄집어냈다. 쉬러 온 거니까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고 생각했지만, 책 한 권을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안부 인사로 내게 묻는 말은 “글 쓰는 일은 잘되나요?” 였기에 사소한 것에도 큰 부담을 느끼는 나는 그 말이 꽤나 압박으로 다가왔다.     

 

그러다 어느 날은 주변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말을 했는데, 친구는 아주 현명하게도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대답을 알려주었다. 또 매일매일 글을 쓰는 것이 숙제처럼 느껴지고 하기 싫었는데 함께했던 동기는 가끔씩 기분을 전환할 수 있도록 새로운 카페로 데려가 주었다. 또 마지막에 책 제목으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원고를 보여주었던 지인에게서는 책에 나오는 문장 중에 인상 깊은 문구를 제목으로 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그렇게 주변의 관심과 여러 도움 속에 첫 출판을 할 수 있었다.   

  

독립 출판을 준비할 때에는 글을 쓰는 것이 너무 싫었는데 어느새 나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에 진심인 사람이 되어있었다. 블로그에 적는 일상 기록, 놓친 감정과 경험을 남기고 싶어 시작한 브런치. 나를 기록하는 글들이 쌓여 더 나은 나를 만들고, 지나간 과거의 누군가와는 현재를 연결하는 고리가 되길 바랐다. 나의 첫 독립 출판의 제목처럼 혹시 이 글을 보는 분들도 문득 생각나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주저 없이 연락해보길 바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