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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Oct 23. 2021

혼자 하는 식사

가족들과 지낸다고, 친구랑 함께 있다고, 연애를 한다고 해서 외로움을 전혀 느끼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다만 내가 지금 어떤 기분과 상황인지에 따라 외로움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뿐이었다.    

  

목포에서 외로움을 느낀 포인트가 몇 있었는데 그중 한 번은 백반을 먹으러 가는 과정이었다. 몇 년 전만 해도 햄버거, 치킨을 좋아하는 밀가루파 였는데 점점 속도 편하고 다양한 반찬을 먹을 수 있는 한식으로 입맛이 기울었다. 집에서도 아침으로 꼭 밥을 챙겨 먹었다. 이번에는 전라도에 가니까 음식 종류도 다양하고 맛있다는 백반을 꽤 기대했다.    

  

평일이 지나고 주말에는 자유로운 개인 시간이 주어졌다. 첫째 주이기도 하고 별도 일정을 만들어 놓지 않은 나는 홀로 버스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녔다. 저녁때가 되어서 그날 먹고 싶은 음식을 찾아 나섰는데 따뜻한 백반이 먹고 싶었다. 그렇게 사전에 추천을 받아 알아둔 식당으로 향했다. 그런데 기본 백반이 다 2인 이상이지 않은가? 혼자였던 나는 두 번의 거절을 당하고 모든 식당이 문 닫기 전에 가까스로 근처의 칼국수 집을 찾아갔다. 괜히 마음이 아리고 쓸쓸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백반은 반찬 종류도 많고 단가 문제 등의 이유로 1인으로는 잘 판매하지 않는다고 했다. 요즘은 1인 여행객이 많기도 하고, 나 또한 종종 홀로 여행을 가는데 그때마다 밥 먹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있다.

 

주말이 지나고 나의 씁쓸했던 저녁 식사에 대해 공유하니 지인 중 한 분이 근처의 유명한 백반집에 데려가 주었다.      


왁자지껄 즐거운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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