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에 오시는 어르신들 중,
몇 번의 만남이 지나서야 조심스럽게 꺼내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바로 부부 사이의 성적인 갈등이다.
어떤 분은
“이런 말 해도 되냐”며 머뭇거리지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비슷한 경험을 나눈다.
많은 경우, 이 문제는
단순히 ‘부부관계가 줄었다’는 차원이 아니다.
그 안에는 오래전부터 풀리지 않은 감정,
과거의 폭력이나 외도,
그리고 말이 통하지 않았던 세월이 함께 얽혀 있다.
어느 한쪽은 “다 지난 일”이라고 여기지만,
다른 한쪽은
여전히 마음이 불편하고 몸이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마음은 잊지 않는다.
몇십 년을 함께 살아도,
어떤 상처는
그저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말하지 않고 쌓아둔 감정일수록
나이가 들수록 더 선명하게 떠오르곤 한다.
“그 손으로 날 때리던 사람이
지금 와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가오려고 한다.”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그냥 손부터 들이민다.”
이런 이야기를 하실 때는
그동안 얼마나 많이 참고 견뎌왔는지를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요즘은 여성 어르신들이 많이 달라졌다.
복지관 강의도 듣고, 모임도 나가고,
미디어를 통해 다른 세상의 생각들을 접하면서
자기표현이 점점 자연스러워졌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남편은 여전히 예전 방식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자신의 잘못으로 아내가 서운함을 느낄때
말로 풀어가기보다는,
아무 말 없이 다가와 잠자리를 요구한다.
마음의 대화 없이 몸부터 요구하는 방식에
아내들은 더 깊은 불편함과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여성은 몸이 먼저가 아니라,
마음이 먼저 정리되어야 하는데,
그걸 모른다”고 하신다.
그 말 속에는, 이해받지 못한 오랜 세월이 담겨 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던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처음 꺼내는 분들은
대부분 “나만 이상한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비슷한 이야기를 들으면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고
안도하기도 한다.
그동안 말하지 않았을 뿐,
같은 감정을 품고 살아온 사람들이 많다.
다만 시대 분위기, 주변 시선, 자식들 눈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그저 참고 지나왔던 것뿐이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이제라도 꺼내는 건 결코 늦은 일이 아니다.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누군가를 비난하자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 무겁게 만들기 위한 일이다.
부부 사이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서로가 너무 오래 참았고,
그 침묵 속에 상처가 켜켜이 쌓였기 때문에
조금씩 말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말로 표현하고,
서로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하다 보면
지금보다는 조금 나아질 수 있다.
상대가 변하지 않더라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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