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우리는 결혼한 지 40년이 넘었는데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습니다."
상담실을 찾은 70대 부부의 이야기였다.
남편분이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다.
한 번도 목소리를 높인 적이 없고,
다툰 적이 없다고.
아내분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런데 요즘... 서로 말을 안 하게 됐어요."
남편분의 목소리가 떨렸다.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잠들 때까지,
서로 필요한 말만 한다고 했다.
"밥 먹어요" "나갑니다" "들어왔어요"
그게 전부라고.
같이 있어도 너무 외로워요.
두 분의 하루를 들어보니 이랬다.
아침에 일어나면 각자의 방에서 나온다.
남편은 거실로, 아내는 부엌으로 간다.
"밥 먹어요."
밥을 차려놓으면 남편이 와서 먹는다.
낮에는 각자 시간을 보낸다.
남편은 거실에서 TV를 보고,
아내는 자기 방에서 통화를 하거나 유튜브를 본다.
저녁도 마찬가지다.
밥상 앞에 마주 앉아 있지만,
서로 눈도 잘 마주치지 않는다.
밤이 되면 또 각자의 방으로 들어간다.
몇 년 전부터 그렇게 됐다고 했다.
자식들이 다 커서 결혼하고 독립하면서,
빈 방들이 생겼다.
처음에는 남편의 코 고는 소리 때문에
아내가 따로 자겠다고 했다.
남편도 '그래, 당신도 푹 자야지' 하며
흔쾌히 동의했다.
"그런데... 각방을 쓰다 보니
더 얼굴을 맞댈 일이 없어졌어요."
남편분이 말씀하셨다.
예전에는 잘 때라도 천장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것마저 없어졌다고.
같은 집에 살지만 마치 하숙생처럼
각자 방에 들어가 지낸다고.
문 닫고 누워 있으면...
벽 하나 건너 저쪽 방에 아내가 있는데,
그게 너무 멀게 느껴져요.
40년을 넘게 함께 살아왔는데,
이제는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방문을 두드리는 것조차 왠지 어색하다고.
한 번도 싸운 적 없는 부부.
얼핏 들으면 아름다운 이야기 같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40년 동안 서로에게 한 번도 진짜 속마음을
말한 적이 없었다는 뜻일 수도 있다.
결혼 초기부터 그랬다고 한다.
남편이 늦게 들어와도 아내는 화를 내지 않았다.
'남자가 일하느라 힘든데' 하고 참았다.
아내가 친정 가는 것을 남편이 탐탁지 않게 여겨도,
아내는 말대꾸하지 않고 그냥 가지 않았다.
작은 불만들이 생겨도 꾹꾹 눌러 담았다.
싸우지 않기 위해.
평화로운 가정을 위해.
그게 좋은 부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평생을 살다 보니,
이제는 서로에게 할 말 자체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불만도, 화도, 서운함도 표현하지 않다 보니,
기쁨도, 설렘도, 애정도 함께 사라졌다.
모든 감정이 메말라버렸다.
사람들은 갈등을 두려워한다.
싸우면 관계가 깨질까 봐.
하지만
진짜 위험한 것은
갈등이 아니라 침묵이다.
아무것도 나누지 않는 것.
아무것도 부딪치지 않는 것.
갈등이 있다는 것은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상대가 중요하니까 화가 나는 것이고,
사랑하니까 서운한 것이다.
아무 감정도 없다면 싸울 이유도 없다.
그저 무관심할 뿐이다.
진정한 친밀감은
싸우지 않는 데서 오지 않는다.
화도 내고, 서운함도 말하고,
때로는 소리도 지르지만,
그래도 다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
싸우면서 우리는 상대를 알아간다.
상대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무엇에 상처받는지,
어떤 말을 듣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나 자신도 알아간다.
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나는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싸우지 않는 관계가 아니라, 싸워도 괜찮은 관계.
그것이 진짜 사랑이다.
화를 내도 떠나지 않고,
서운함을 말해도 받아주고,
때로는
소리를 지르더라도 다시 손을 잡아주는 관계.
그런 관계 속에서만 우리는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40년 동안 같은 집에 살았지만
만나지 못했던 두 사람이,
이제야 진짜 만날 수 있는.
당신은
당신의 짝에게,
진짜 '속마음'을 말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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