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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혜 Dec 15. 2024

03 PM을 해야되지 않겠어요?

“왜요? 왜 PM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어느 정도 나이도 있고, 경력도 있고, PL도 해봤으니까 다음에는 PM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 정도되면 PM을 해야 한다고 주변에서도 이야기하구요. 이제는 관리자를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치고 제대로 된 PL 역할을 했던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PL을 제대로 해 봤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대답이기 때문이다. 담당하는 업무의 범주, 디렉팅하는 사람의 범주, 그리고 이에 대한 책임의 범주가 다를 뿐 리더라는 맥락에서는 비슷한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PL과 PM이 나이들고 경력이 어느 정도 쌓이면 해야 하는 역할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 으례 관리자를 해야 한다는 올드한 마인드셋이 아직도 계승되고 있다는 것에 놀랐고, 관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PM을 하겠다고 하는 참신한 생각은 당췌 어디서 온 것일까? 아마도 PM의 업무를 정의할 때 범위 관리, 인력 관리 등등 뒤에 ‘관리‘가 붙으니 ’관리‘를 하는 사람이라는 일차원적인 생각을 한 걸까? 그러하다면 이런 사람들은 절대 PM을 해서는 안될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PM을 하면 절대 안되는 이유는 딱 두 가지다.


첫째, 이런 사람들은 PM을 직위라고 착각할 확률이 높다. 이런 사람들에게 직위란 ‘절대 권력’을 의미한다. ‘대장질’하기 딱 좋은 스타일이다.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일단 모든 일을 내리고 본다. 본인이 해야 하는 일도 남을 시킨다. 관리를 해야 하니 실무를 안 한다는 논리다. 일을 모르니 업무 파악이 안되고 파악을 안하고 내리니 업무 분장이 제대로 될 리 없고, 팀원들의 불만을 나날이 쌓여만 간다. 조금이라도 이의나 의문을 제기하면 일 못하는 사람 취급해서 인력을 바꾼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일이 잘 돌아갈 리가 없다. 드디어 고객님이 화를 내기 시작한다. 그럼 팀원들의 탓을 하고 괜한 팀원들만 계속 교체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물론 똑똑한 고객님을 만나면 상황이 반전되기도 한다. “PM 바꿔주세요!”


둘째, 이런 사람들은 무늬만 PM일 확률이 높다. 그래서 처음에는 일도 모르고 전문성도 없으니 다른 것으로 사람들의 환심을 사려 한다. 그래서 처음엔 그 무늬만 보고 괜찮은 PM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때론 “그 친구 참 사람 좋아.” 로 불리우기도 한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라는 것에 딱 들어맞는 좋은 예다. 게다가 본인이 만든 허상에 갇혀 본인이 일도 모르고 전문성도 없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허언증을 남발하기 일쑤다. 그런데 특이하게 이런 사람들이 명맥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PM의 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일 수도 있고, 누구하나 일침을 가하는 사람이 없어서 일 수도 있고, 유유상종이라 그러할 수도 있다. 


PM이라는 역할을 단순히 일차원적으로 ‘관지라’라 규정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앞 장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리마인드 차원에서 다시 한 번 읊어보면, ”PM이라 불리우는 사람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조직된 TFT(Task Force Team)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팀원들과 함께 과제 해결의 전략과 방향성을 수립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며,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리스크를 해결하고, 산출물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일정 내에 프로젝트를 완료해야 한다. 전략가, 디렉터, 협상가, 조력자, 해결사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다방면으로 넓고 깊은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디렉팅을 할 수 있는 하드 스킬과 다양한 사람들과 조화롭게 일할 수 있는 소프트 스킬을 모두 겸비해야 한다.“ PM, 정말로 해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지금 나와 같이 일하고 있는 PM은 어떤 PM인가?

지금 내가 PM이라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

그럼 도대체 누가 PM으로 적합한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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