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끈

by 가산

빠른 걸음으로 길을 걷다
신발끈이 풀

빨리 가려는 마음
신발끈이 풀린 채 걸음을 재촉


마음과 다르게 신발끈은 점점 더 풀려 바닥에 끌리고

신발은 헐거워져 빨리 걷기 힘들다


그러다 다른 발이 풀린 끈을 밟
걸음은 엉키며,

더 이상 갈 수가 없다.

그제서야 발걸음을 멈
신발끈을 다시 묶는다
거친 숨에 땀방울이 흘러
신발끈을 적신다

잠시 멈췄어야 했는데
많은 시간이나 노력이 드는 것은 아닌데
왜 멈추지 못했을까

신발끈을 다시 묶으면
더 빨리 갈 수 있는데
왜 조급했을까

잠시 쉬어가자
호흡 길게 하고
잠시 쉰다고 뒤쳐지는 게 아니니
호흡 길게 하자


어차피 갈길이 정해졌다면
어차피 그곳에서 만날 테니

잠시 쉬어가자


# 신발끈이 풀린 채 뛰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목적지까지 얼마 안남기도 했고 빨리 가고자 하는 마음에 그냥 무시하고 계속 뛰었는데, 신발끈은 점점 풀리고 뛸 때마다 신발끈은 바닥에 끌려 소리를 냈습니다. 그러다 신발끈을 밟고 스탭이 엉켜서야 뜀걸음을 멈췄습니다. 잠시 멈춰서 신발끈을 다시 묶고 뛰었더라면 오히려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을 텐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잠시 쉬어가는 게 더 빨리 갈 수 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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