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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ronica Mar 28. 2021

돌보지 않았던 것

스트레칭으로 만드는 단단한 하루

  가장 좋아하기도 하고, 효과를 많이 봐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많이 추천하는 습관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바로 ‘스트레칭’이다. 보통 출근 전 8분간 아침 스트레칭을 하고, 자기 전 15분 정도 상체 혹은 하체 스트레칭을 한다.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스트레칭으로 채우는 셈이다.


보기만 해도 힐링되는 주말 아침 스트레칭 루틴.


  계기는 ‘현장 실습’이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부서를 옮기게 되면서 두 달간 지점 근무를 했었다. 하루에 8시간 이상 주방에서 오퍼레이션을 맡아 현장이 돌아가는 구조를 파악하는 시간이었다. 평생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고, 일만 할 줄 알았지 그렇게 몸을 쓰는 일은 처음이라, 매일이 긴장의 연속이었다. 하루 8시간 서서 일을 하고 난 다음 날 아침은 온몸이 쑤시고 뻐근했다. 이대로 출근을 해서 일을 하다가는 근육을 잘못 써서 사고가 날 것 같다는 걱정이 들어 간단한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처음엔 어떤 스트레칭을 해야 할지 몰라서 유튜브에 “아침 스트레칭”이라고 검색해서 나온 가장 짧은 <아침 요가>를 했다. 목부터 다리까지 한 번씩 풀고 나면 그나마 몸이 가벼워졌고, 출근길 걱정을 덜 수 있었다. 그렇게 습관을 들이기 시작해서 현장 실습이 끝나고 난 이후에도 아침엔 꼭 스트레칭을 하는데 시간을 쓰게 됐다. 이때만 해도 아침에 3분 정도 뭉친 근육을 풀고 출근을 하는 정도였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스트레칭을 하루의 루틴으로 삼게  것은 다이어트 토털 솔루션 서비스인 ‘다노 유튜브 채널에서 <레전드 스트레칭> 영상을 만나고부터다. 예전부터 올바른 식습관 같은 것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다노샵(다노에서 운영하는 식품 리테일이다.)’ 충성 고객이었음에도 나름대로 건강한 식단을 챙겨 먹고,  3 운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다노에서 제공하는 운동 콘텐츠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원더러스트> 요가 페스티벌에 다녀온 , 운동을 실컷 하고 돌아왔는데도 몸이 너무 뻐근하고 당겨서 스트레칭 영상을 찾다, 예전부터 유명하다고 알고 있던 <레전드 스트레칭> 접하게 됐다. 영상을 처음 플레이하고 동작을 따라  때만 해도  생각이 없었는데, 영상 중반부쯤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밀면서 골반을 풀어주는 동작을 다 보니 내가 처음 겪어보는 고통이 느껴졌다. 운동을 하면서 근육 구석구석  챙겨주고 있다는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었던 터라 고통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충격 속에서 스트레칭을 마치고 나서 멍하니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 몸의 근육은 크게 대근육과 소근육으로 나뉜다고 한다. 우리가 근력 운동을 하며 사용하는 근육은 보통 큰 힘을 발휘하는 데 쓰는 대근육이다. 대표적으로 가슴, 복근, 허벅지 등이 있다. 소근육은 이 대근육들이 힘을 쓸 수 있도록 섬세하게 잡아주는 근육을 말한다. 나는 근력 운동을 하고, 러닝을 하면서 이 대근육만 쓸 줄 알았지, 소근육을 제대로 풀어주는 방법은 몰랐다. 운동이 끝나면, PT 선생님께서 꼭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라고 했었는데, 운동만으로도 힘든데 스트레칭까지 언제 하나 싶어서 대충 흉내만 내다 집에 오곤 했다. 그러다 처음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에만 집중했다가, 그동안 뭉친 소근육들의 존재를 제대로 알게 된 거다.


  이때부터 내 하루에서 스트레칭의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다노의 유튜브 채널에 있는 <눈 뜨자마자 스트레칭>으로 아침에 8분 스트레칭을 하고, 자기 전엔 <레전드 스트레칭>으로 다리 근육을 풀어준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그동안 운동을 하면서도 스트레칭을 소홀히 했던 이유는 우선 필요성을 몰랐고, 스스로 몸을 늘리는 일이 얼마나 효과가 있겠나 싶은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운동은 몸무게가 빠지고, 체성분이 바뀌니까 바로 효과가 나지만, 스트레칭은 효과가 보이지 않을뿐더러 측정하기도 어려우니 말이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한 달간 매일 꼬박꼬박 스트레칭을 하고 나니, 처음 스트레칭을 했던 날 느꼈던 골반 근육의 고통이 눈에 띄게 사라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오랫동안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허벅지가 당기는 고통이 느껴질 때도 있었는데, 스트레칭을 하고 나서는 그런 고통도 사라졌다.


  이제는 손에 꼽지만, 어쩌다 바빠서 스트레칭을 못한 아침이면 하루 종일 찝찝하고, 하루를 시작한 것 같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스트레칭 습관을 내 삶에 들인 4년여 남짓, 내게 운동은 여전히 어떤 ‘목적’의 행위지만, 스트레칭은 그야말로 관심의 표현이다. 당장 달라지는 게 없어도, 눈에 보이지 않아도 내 몸 구석구석을 돌보는 일. 너무 자연스러워 공기처럼 느껴지는 근육 하나하나를 세워 느껴보는 일. 이 보이지 않는 작은 시간들이 모여, 나를 위한 더 단단한 미래를 만들어주고 있음을 실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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