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한 계절, 겨울 그리고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의 마법

by 시더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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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겨울을 가장 좋아한다.

더위를 많이 타는 것도 있지만, 한국의 사계절은 정말 특별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를 온몸으로 경험하며 자연의 다채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덥고 춥더라도 딱 그 시기가 되면 신기하게도, 마법처럼 날씨가 선선해지고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겨울은 눈이 오는 모습이 낭만적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11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지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만끽할 수 있어서 늘 분주하고 설렜다. 마치 대목을 준비하는 마법나라의 바쁜 일상 같다고 할까.


강남 고속터미널에 가면 이미 10월 말부터 11월 초쯤 각종 트리와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때가 되면 정말 여기저기 화려하고 반짝거리는데, 그곳에는 그 어느 곳보다 가장 일찍 크리스마스가 온 것을 체험할 수 있다. 나는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이 기간이 그래서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주로 내가 만들었던 작품은 리스 벽장식과 크리스마스 피규어가 장식된 오르골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작고, 손이 많이 가며, 가격대가 저렴했던 아기자기한 리스 무드등이 가장 인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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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할아버지의 선물 꾸러미 같은 작은 빨간 주머니 안에 손수 만든 아기자기한 리스 무드등과 짧은 편지가 들어있었다. 마치 어릴 때 크리스마스 이브에 교회에 가면 집사님들이 하나씩 챙겨주시던 선물 같았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항상 K 핸드메이드 전시에 참여했다. 신기하게도 매년 찾아주시는 단골 고객님들이 계셨는데, 같은 작품인데도 다시 찾아주시는 그 마음이 내게는 큰 응원으로 다가왔다. 전시를 하면서 고객님들이 사다주시는 작은 간식들이 아직도 마음속에 따뜻함으로 남아있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길거리에 캐롤도 줄어들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사그라들어 다소 삭막해질 수도 있지만, 내가 느꼈던 설렘과 감동을 고객님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으며 크리스마스 시즌 내내 리스를 만들고, 오르골 소리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이었다. 문득 SNS에서 스위스 크리스마스 마켓 풍경 사진을 보게 되었다.


'우리 브랜드도 저렇게 화려하고 멋진 장식들로, 마법이 일어날 것 같은 희망과 행복이 가득한 마켓을 꾸며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매일매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고 아름다운 소리를 들으며 보내는 그 순간순간들이, 내게는 디즈니 속 만화 주인공이 된 것처럼 기쁨과 설렘으로 가득했다. 그런 마법 같은 순간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작품을 그렇게 하나둘 보내고 나면 고객님들의 예쁜 리뷰에 또 한 번 기쁘기도 하고, 벽장식 사진을 보내주실 때면 더욱 감격스럽다. 공간은 떨어져 있지만 그 순간만큼은 내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 것 같아 가슴이 따뜻해진다.


나는 수공예 마켓을 하면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들고 고객님들께 선보이는 과정에서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을 배웠다. 어쩌면 행복이라는 마법은 그 순간을 꾸려나가고 즐기는 마음가짐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환경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나는 크리스마스의 마법을 통해 깨달았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누군가의 집 벽면에서 내가 만든 작은 리스가 따뜻한 불빛을 내고 있을 것이다. 그 불빛을 바라보며 누군가 미소 짓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정말로 크리스마스의 마법사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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