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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토끼 Aug 20. 2023

타고난 재능 발견하기

손이 야무진 것도 재능인가요?

 우리 아이에게는 어떤 재능이 있을까? 아마 모든 부모가 궁금할 것이다. 아이의 아주 작은 행동 하나에 '혹시 천재 아닌가?' 하는 생각, 누구나 한 번쯤은 다 해봤을 것이다. 곧, 그냥 보통 아이라는 것을 인지하지만, 그래도 타고난 재능 하나 있을 텐데, 그게 뭔지 찾아주고 싶은 마음은 어떤 부모든 같을 것이다.


 그 재능이 눈에 띄는 운동신경인 경우에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여기저기에서 칭찬이나 감탄을 자주 듣게 된다. 벌써 뛰어요? 리본을 벌써 묶을 수 있어요? 드리블이 날렵하네요. 온갖 선생님들로부터 아이 한 번 키워보겠다는 러브콜도 들어오니, 부모 입장에선 '우리 집안에 저런 DNA가 있었나?!' 의심하면서도 일단 주변의 의견을 따라가 본다.


 재능이 학습적인 경우에는 초등학생은 되어야 감이 온다. 회사에서도 신입사원에게 인쇄 하나만 시켜보면 신입사원이 똘똘인지 아닌지 견적이 나오는 것처럼, 애들도 똑같이 배우고 숙제를 해도, 받아들이는 방식이나 진행하는 방법을 보면, 떡잎을 알아볼 수 있는 것 같다. 선생님들은 보통은 과대평가를 하시니 부모가 냉철하게 관찰하면 떡잎 색깔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저학년일 때는 많은 부모가 오해할 수 있지만...


 재능이 뭔가 과목이나 직업에 대입할 수 없는 경우면 생각이 많아진다. 예를 들어, 아이가 박자감이 좋아서 춤이나 악기 연주에 있어 남 다르다거나, 태가 예뻐서 다도나 피아노칠 때 무용을 할 때 자세가 예쁘다는 칭찬을 많이 듣는 경우, 만들기나 조립을 뚝딱 손 빠르게 잘하는 경우, 눈썰미가 좋아서 아주 작은 변화도 캐치하는 경우 등 수많은 재능이 있을 것이다.


 특별하게 튀지는 않지만 남 다른 능력이 있음을 부모는 느낀다. 처음에는 감탄하고, 그런 능력이 있는 아이가 신기하고 어떤 꿈에 부풀기도 한다. 하지만 So What?!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벅참은 무뎌진다. 박자감은, 아름다운 자세는, 재빠른 야무진 손재주는, 눈썰미는 교육과정에서 별로 힘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능력은 아이가 성인이 되어 어떤 일을 할 때 본인을 돋보이게 하는 기폭제가 될 수는 있어도, 그 능력 자체는 아이가 진로를 탐색하고 학습을 하는 데는 도통 쓸모가 없다.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박자감이 있다고 예체능으로 진로를 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손재주가 있다고 헤어드레서나 전자기기 엔지니어 같은 방향을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내 아이의 경우에는 아직 공부에 관심은 없지만, 손재주가 좋고 몸이 빠르고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정말 다재다능한데 뭔가 장래희망을 생각해보려고 하면 매우 난해하다. 모든 직업에 얼마만큼의 공부가 필요한지를 내가 이미 알아서 그런지, 직업과 연결해보려고 하면 더욱 힘들다. 그래서 나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아이를 탐구해 보기로 했다.


첫째로,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잘 되는 과목 또는 잘하고 싶은 과목 알아보기

초등학교 과정에서 잘하는 과목은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억지로 학원에 앉혀만 놔도 아웃풋이 나오는 나이이니, 잘한다는 것에 큰 이미가 없을 것 같다. 다만, 아이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잘 되는 과목이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수업 진행 방식이나 평가 방식을 물어보면서 내재된 아이의 재능을 탐구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무엇을 잘하고 싶어 하는지도 중요하다. 선생님이 원동력일 수도 있고, 그냥 그 과목 내용을 좋아하는데 잘 안 되는 것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친구가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이가 무언가를 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다.



둘째로, MBTI 알아보기

아이가 직접 MBTI 테스트를 해보기에는 좀 난해한 문제가 많다. 그렇다고 부모가 대신해봐 주기에는, 너무 본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답변할 확률이 다분하다. 게다가 사회생활에 능한 아이라면, 이미 집과 학교에서 이중생활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므로, 심리테스트처럼 문항을 쉬운 예시를 들어서 질문하면서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MBTI를 통해서, 아이가 감정을 중시하는지, 계획을 중시하는지, 내향적인지 등을 알아볼 수 있다. 그런 아이의 성향에 맞춰 아이를 코치해 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MBTI는 계속 변하니 가끔씩 업데이트 겸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아는 것과 아주 다를 수 있는 점도 염두에 두고 열린 마음으로 해보자. MBTI 하다가 '너 그거 아니잖아'하면서 싸우는 사람 많이 봤다;



셋째로, 방과 후 수업이나 구청/학교에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

춤, 가드닝, 제빵, 바느질, 납땜, 서예, 도예, 판소리, 바둑 등 닥치는 대로 모두 시켜보자. 특히, 방과 후 수업이나 구청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보통 단기로 1달, 길면 3달 정도이니 '맛보기'로 활용하기 좋은 것 같다. 나는 최근에 구청에서 하는 8주짜리 '사물인터넷' 수업을 신청해 놓았다. 이 수업을 통해 혹시 아이가 프로그래밍이나, 전자회로에 관심이 있는지 알아보고 싶다. 학교에서 실험과학이라는 방과 후 수업을 좋아하는데, 한 단계 더 구체화하여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를 알아보고 싶다.


 우리 아이의 경우에도 아직 뭘 좋아하는지 뾰족하게 보이지 않는다. 손이 야무진데 이 능력은 뭘 하든 다방면으로 도움이 된다. 요리를 해도 결과물이 제법 그럴듯하고, 미술시간 만들기 할 때도 마무리를 잘하고, 실험을 해도 꼼꼼하게 잘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이거 갖고 장래희망을 정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나 역시 내 재능과 동떨어진 일을 하고 있으니, 재능과 직업을 굳이 연결하려고 하지 않겠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다만, 재능과 직업이 조금이라도 가까우면 좋을까 싶어서 쉽게 포기가 안 된다.

 

6학년인 큰 아이의 경우, 중학교를 앞두고 몇몇 반 친구들은 예술중학교를 준비하고, 웹툰작가를 준비하고, 축구선수를 준비하고, 아예 우리나라 교육과정에 자신이 없어 해외로 유학 가는 친구까지 다양하다. 6학년인데 벌써부터 아이들이 이렇게 빠르게 움직이는구나 대단하다고 생각하다가도, 너무 단조로운 선택범위에 아쉬운 생각도 든다.


 어릴 때 뭘 아냐, 어린데 벌써부터 정할 필요가 있냐라는 말로 치부해 버리고, 일단 명문대 입학을 목표로 무턱대고 국어/영어/수학으로 범용 평타 능력치만 끌어올리고 있다가, 그 능력치조차 잘 안 올라가면 어떻게 해야 하나?! 중학생까지는 부모가 아이의 숨겨진 여의주를 찾아낼 수 있게 다양한 경험을 물어다 주면, 아이는 자기가 어떤 것을 더 좋아하는지 타고난 재주가 뭔지 스스로 알게 되면서, 무엇을 하든 본인의 장점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 진로를 찾아줄 수는 없겠지만, 진로 결정에 중요한 본인의 능력치는 찾아줄 수 있겠다.


 입시를 아직 모르는 초등학생 엄마라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아주 천천히 세상은 바뀌고 있고 우리 아이가 사는 세상은 어떻게 돈을 벌고 살아갈지 감히 상상할 수 없으니, 남들이 말하는 국/영/수 선행학습은 잊고 아이의 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언제나 옳은 정도(正道)를 택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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