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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통샤인머스캣 Jan 10. 2021

옆집 정신과 의사의 브런치, 마음 떡볶이

옆집 정신과 의사의 브런치 매거진 첫 글로 한국인의 대표적인 먹거리, 떡볶이 요리를 올려보기로 한다.


 떡볶이 관련 심리책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다'을 보시고 병원을 찾아주시는 20대 여성분이 생각난다. 진료실에선 내담자분들의 단골 떡볶이집 소개도 그냥 흘러 듣지 않는다. 짜장 떡볶이가 맛있어 줄 서서 먹는다는 맛집을 진료를 마치고 갈 거라고 흐뭇해하던 환자분도 떠오른다.



 오늘 메뉴는 CJ 경주 떡볶이 포장된 것을 사 왔다. 내용물은 떡과 소스가 들어있을 뿐이다. 

 간단히 말해 라면 끓이듯 떡을 넣고, 소스를 넣어 끓인다.   단, 물의 양은 140cc- 종이컵 한 컵이라는 점만 숙지하고, 끊으면 3분 뒤 불을 끄고 먹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쉽게 떡볶이를 할 수 있는 걸까? 뭔가 빠진 것이 없나? 생각하게 될 정도로 조리법이 간단하다. 소스는 무엇으로 이뤄졌을까? 궁금해하면, 옆의 할머니가 '그건 음.. 며느리도 몰라' 한마디 할 시간에 조리가 다 끝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냉장고에 있던 대파와 양파를 썰어 넣고, 삶은 계란 넣어두면, 근사한 떡볶이 브런치가 완성된다. 물의 양이 적어 총 10분으로 충분했고, 11시경에 브런치로 먹었다. 배고파서 먹는 음식이라 주관적 평가가 결코 박하지 않다. 



 대파와 양파만 썰어 넣는 정성만 들어간 요리를 누군가가 맛있게 먹어준다면, 행복을 담은 마음 떡볶이가 아닐까. 보잘것없는 요리지만 더 잘하고 싶다는 의욕이 당긴다. 무엇보다 매운 것을 못 먹는 우리 딸도 매번 잘 먹고 맛있다고 표현해준다. 나의 삶의 작은 즐거움을 매번 선사해주는 인생 떡볶이라 불러주고 싶다. 


프로이트 선생님께서 이 떡볶이 맛을 보셨다면, 어떠셨을까? 

생전에 가장 좋아하셨던 디저트가 집에서 만든 바닐라 아이스크림이셨다는데,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같이 해서 드리면, '이드 떡볶이'라고 부르셨을지도 모르겠다. 


 떡을 조금 바꿔보면 맛이 달라질까?  예전에 서울 천호동 유명 떡볶이집 할머니가 알려주신 단맛 내는 비법인 바나나를 갈아 넣기는 재료가 없어 완성도를 높이지 못했지만, 의욕이 불타오른다. 떡볶이 국물에 라면사리까지 넣어 라볶이로 먹으면 더 맛날 것 같지만, 간단한 브런치로는 이 정도 수고로움이 적당할 듯싶다.


 나를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한 사람이 있다는 기쁨을 느끼며,

 나는 누군가를 위해 떡볶이를 할 수 있다.

 브런치에 진짜 브런치를 올리고픈 소망을 이루었다. 


 예전에 쓴 <우울증 극복을 위한 마음 떡볶이, 매운맛> 글 참고하시라고 가져와본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6330689&memberNo=23841638&vType=VERT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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