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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만난 대나무

ㅡ내가 반한 나무

by 은가비

한 겨울에

무방비 상태로

이렇게 푸르고 싱그러운 대나무숲을 만났다.


초록 그 자체이고

하늘 위로 곧게 뻗은

대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룬 곳.


그 길로 들어가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이토록 아름다운 길이라니.


임금님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듯

내 마음속

시끄러운 말들을 이 숲속에

저 나무들 틈 사이에

다 부려놓고

내질러버리면

나는 홀가분해질까.


그러고 싶었다.

오래 머물며

내 얘기 좀 들어달라고

그리고나서

다 흩어버려주기를

부탁하고 싶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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