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좀 아픈 것 같으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있다. 하루하루 무난하게 별일 없이 살아내는 것이 참으로 대단한 일이라는 것이다. 큰 사고나 힘든 일 없이 오늘을 또 살아내고, 살아있음에 감사할 일이다. 지금 숨쉬고 있는 것, 내 의지로 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일은 기적같은 일임을 잊지 말자.
요즘 우리집 가족은 개개인마다 중요한 일정들이 많은 시기다. 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아 우리만의 의식같은 걸 하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해낸것이 화전 만들기다. 꽃 피는 춘삼월은 아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다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지금 하는 노력들이 헛되지 않음을 응원해주고 싶었다.
냉동된 떡반죽이 배송올때는 너무 곱고 예뻤는데 바로 만들지 않고 두었더니 뭉치는데 한참 걸린다. 반죽을 손으로 계속 만지고 치대면서 둥글 넓적하게 만들었다. 불조절을 하면서 서서히 구워지도록 했다. 가운데 꽃을 한송이씩 넣어 데코를 하고 구워지는동안 마음속으로 빌었다.
우리 가족들이 꽃길 걷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니면 각자 걷는 그 길이 꽃길이 되기를 바란다. 자기만의 꽃을 피우며 자신이 가진 잠재력과 재능을 잘 발휘하도록 응원해줘야지. 시럽 코팅 두르고 이쁘게 꽃장식한 화전이 입안에서 쫙쫙 달라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