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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Dec 13. 2023

06 상호선택

DRUNK-DIAL(드렁크다이얼)의 의미

현재 운영하는 가게의 이름은 '드렁크다이얼제로' 다. 영어로는 Drunk Dial 0 라고 적는데, 간혹 손님들이 무슨 의미냐고 물어보곤 한다.


직관적인 해석으로 Drunk-dial은 술에 취해 전화를 거는 행위를 일컫는다. 스피드다이얼 중 하나인 0(제로)를 붙여 술에 취했을 때 보통 0번이나 1번을 꾸욱 눌러 연인이나 가족 혹은 가장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거는 행위를 연상할 수 있게끔 했다.


Drunk-dial 이라는 단어는 외국인들도 생소하게 느낄만한 단어라 친숙한 표현은 아니지만, 술에 취해 0번에 저장된 가장 소중하거나 소중했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듯이, '술을 마시거나 즐길 때 0순위로 기억에 남는 특별한 공간이 되고 싶다'는 의미에서 상호를 정했다.


드렁크다이얼제로 메인 로고


다만 처음부터 '드렁크다이얼제로'라고 상호를 선정했던 건 아니다. 처음에 후보군에 있었던 건 다음과 같다.

제비집: 처남이 운영하던 가게가 '까치집'이라서 메뉴를 비슷하게 운영하기 때문에 비슷한 뉘앙스로 제비집이라고 하려고 했었다.

우주조명

스페이스제비: '제비집'은 너무 '까치집'이랑 유사하지 않냐는 의견이 있어서 우주조명을 잔뜩 집어넣어 컨셉츄얼한 느낌으로 가볼까도 했다. 다만 너무 컨셉이 한정적일 것 같아 포기.


와중에 술과 연관지으려고 리서치하던 중 발견한 단어인 Drunk-dial.

말 그대로 술 취해서 거는 전화.. 자칫하면 흑역사 느낌이 물씬..


사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술에 취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분 좋은 공간이었으면 했지만 한편으로는 동시에 술에 기분좋게 취해서 서로 진솔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고 싶기도 해서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자 했다.


그래서 최근엔 SNS에 표기할 때 'Drunk Dial 0: 취중진담' 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일단은 의미를 부여하고 전달하는 건 전적으로 운영자의 몫이기 때문에 이름에 걸맞는 인테리어와 메뉴구성, 음식 디스플레이 등을 신경쓰고 있다. 받아들이는 건 소비자의 몫이긴 하지만 받이들일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하는 건 어디까지나 운영자의 노력이 있어야 가능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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