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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Jan 25. 2024

11 전기공사

전력사용량/계약전력 이해하기 + 조명공사

전기공사는 셀프로 한 다른 공사들과는 다르게 시작부터 이건 내가 할 수 없는 공사로 정의내린 부분 중 하나였다. 전기 지식이 전무할 뿐더러, 괜히 위험하게 만졌다가 사고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기는 인입되어 있었으나 주방을 새로 만들면서 사용하려고 하는 전기선의 위치가 전부 변경되었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전기콘센트들을 사용할 수 없었다. 만약 기존에 이미 뚫려있던 콘센트들을 사용했다면 전기공사가 불필요 했을 수도 있으나 덕트부터 에어컨, 냉장고, 쇼케이스 등을 고려하면 전기공사는 필수적인 부분이었다. 


계약전력이 대체 무엇인가

처음에 계약전력을 확인해보니 3kW로 되어있었는데, 전기공사를 하려고 블로그를 찾아보다 보니 '계약전력'에 대해서 좀 헷갈리기 시작했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 3kW라서 3kW를 사용하고 나면 더 이상 한전에서 전기를 주지 않는건가?' '아니면 3kW를 사용하고 나서도 전기는 사용할 수 있는데 무슨 문제가 생기나?' 이런 고민들에 사로잡혀 있었고 이 때문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처음 가게를 오픈할 때 대체 계약전력을 얼마로 해야되는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참고하면 좋겠다. 


계약전력: 한전과 계약을 통해 내가 사용하기로 약속한 전력소비량으로, 약속한 전력소비량보다 더 전력을 사용했더라도 전기가 끊기거나 사용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다만, 약속한 전력소비량 이상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초과부담금을 내야한다. 이때, 이 초과부담금이 꽤 부담스러운 금액이 발생한다. 


예) 3kW 계약전력 = 3kW X 15시간 X 30일 = 1,350kW/1달 동안 사용하겠다는 의미이다. 보통 가게는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거나 24시간 편의점이 아닌 이상 9~10시간 집중적으로 일하는 시간동안 일을 하게 된다. 한전에서는 24시간 운영되는 가게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가게들은 하루에 15시간 이하로 일한다고 간주하고 계약전력의 기준을 1일 15시간으로 잡고 있다. 아울러 한달의 기준은 한달이 28일이든, 31일이든 관계없이 30일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위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 


1kW (계약전력) = 450kW/1달 (실제사용량) 으로 생각하면 쉽다. 


그럼 계약전력이 5kW 인 경우, 1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을 얼마일까? 


5kW X 15시간 X 30일 = 2,250kW


보통의 규모가 크지 않은 카페나 일반음식점은 5kW 정도면 1달 전기사용량으로 충분하다. 다만, 위 계산은 극단적으로 모든 전자기기를 15시간씩, 30일 내내 사용했을 때 사용하는 전력량이다. 따라서 오븐을 24시간 내내 켜놓고 사용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1kW/h (1시간에 1kW)를 사용하는 오븐의 경우, 30분만 사용하게 되면 그 절반인 500W를 사용하게 되고, 잠깐인 15분만 사용한다면 1/4인 250W만 사용하게 된다. 다시 말해, 전열기구나 소비전력이 높은 기구를 사용하더라도 실제 사용시간은 그보다 짧기 때문에 웬만해선 계약전력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도가 나온다. 다만 사용하는 전자기기 중에서 전열기구(히터, 전기오븐, 전기튀김기, 온수기)가 많고 사용시간이 길다면 5kW가 훌쩍 넘어가는 일도 생길 수 있으니 각자 사용하려는 기구에 맞게 소비전력을 파악해야 한다. 


그럼 소비전력을 초과하는 경우 어떻게 될까? 


아래와 같은 초과사용부가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안내문을 받게 된다. 최초 안내문 발송시(최초위반시)에는 경고로 그치지만, 2번째 위반부터는 초과사용부가금(150~300%)가 부과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한전에서 받은 초과사용부가금 안내문 (최초)


가게에서 5kW까지는 집주인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계약전력 변경이 가능하다. (다만 올리는건 5kW까지 자유지만 내리려면 이거저거 서류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한번 전력을 올려서 계약하고 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1년간 변경이 불가하다) 




전기공사를 위해 계약전력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서론이 길어졌는데, 최초에 확인해보니 계약전력은 3kW로 되어있었다. 튀김기나 에어컨을 사용하게 되면 여름도 그렇고 일반적으로 전기사용량이 1,500kW/1달을 넘어갈 것 같아서 계약전력은 5kW로 증설해두고, 전선도 5kW까지 순간 사용해도 버틸 수 있는 굵기로 변경하기로 했다. 


아래 표처럼 주로 전기를 많이 쓰는 기기들을 나열해서 전력을 대략 파악했을 때 Max. 7.4kW 를 사용했다. 전기온수기는 어느정도 물이 데워지고 나면 자동으로 꺼지고, 튀김기는 사용할 때만 10분~20분 사용하므로 전력사용량이 7.4kW로 유지되는 건 결코 아니었다. 그래서 5kW로 계약전력을 증설했다. 

7.4kW X 15시간 X 30일 = 3,330kW (15시간 내내 위에 열거한 모든 전자기기를 끄지 않고 사용했을 때 사용하는 전력량!)


이 때, 전기공사 하시는 분들이 계약전력은 5kW라도, 전선굵기는 더 두껍게 하는 게 좋다고 했을 때, 무슨 말인지 잘 이해를 못했는데 나중에 여름에 전기가 몇번 떨어지면서 '아, 처음 할 때 더 두꺼운 전선으로 해둘걸...!!'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제 사용한 전력량(전선굵기와 정비례)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모든 전자기기가 동시에 전원이 On되서 사용된다면 순간 전력사용량은 7.4kW까지 치솟을 수 있다. 순간전력사용량은 계약전력인 5kW와는 별개로, 순전히 내가 해당 시간에 사용한 전략량이다. 만일 순간 전력량인 7.4kW가 정말로 15시간, 30일 동안 지속되면 5kW를 초과한 7.4kW의 전력사용량이 집계된다. 물론 그럴 일은 없기에 계약전력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전선의 굵기와 배선차단기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계약전력 얘기하다가 갑자기 왜 전선굵기며 배선차단기가 나오는지 궁금하실 수 있다. 이는 나도 처음에 전기사장님들이 얘기할 때 왜 얘기하는지 도통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먼저 다시 한 번 간략하게 정리를 하고 전선굵기, 배선차단기(의 용량)이 나온지 알려드리겠다.


- 계약전력: '내가 이만큼 전력을 사용하겠습니다~' 하고 한전과 약속한 전기사용량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과는 무관하다)

- 전선굵기: 내가 실제 사용하는 전력량을 버틸 수 있는 굵기여야 한다. 즉,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전선은 그에 맞는 규격의 굵기로 두꺼워야 한다. (전선이 두꺼울수록 더 많은 사용량의 전력량을 버틸 수 있다)

- 배선차단기(의 용량): 실제 사용하는 전력량을 버틸 수 있는 용량이어야 한다. 배선차단기 용량이 실제 전력사용량보다 적으면 차단기가 계속 떨어진다(!!!)


실제 배선차단기 용량과 전선굵기 때문에 에어컨 3대를 동시에 돌리고, 덕트, 튀김기까지 가동하면서 전기가 1시간동안 3~4번이 떨어졌다. 결국 전기문제로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하루 장사를 못할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처음 시공했을 때, 50A 짜리 배선차단기가 달려있었다


50A용량의 배선차단기는 5kW의 전력사용량까지 버틸 수 있다. 5kW가 조금 넘어간다고 해서 바로 떨어진다기 보다 과하게 5kW를 초과하는 순간 계속 차단기는 떨어지게 된다. 실제 앞에서 계산한 전력사용량을 보면 모든 전자기기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을 때, 최대로 7.4kW까지 전력이 사용되는 순간이 있으며, 당시 여름에 에어컨 2대를 추가로 설치하면서 아마도 10kW에 가깝게 전력을 사용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당연히 배선차단기는 계속 떨어졌고, 당시 5kW에 맞춰 설치한 전선도 뜨거워져 있었다. 바로 전기사장님을 불러 여쭤보니 사실제사용량이 배선차단기 용량과 전선굵기를 초과해 사용중이라 떨어지는 부분이었고, 배선차단기로 인입되는 메인전선과 배선차단기를 75A짜리로 교체해야만 했다. 


당시에도 계약전력은 5kW인데 왜 7.5kW를 버티는 배선차단기를 설치하는건지 좀 헷갈려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실제'전력사용량과 '계약'전력을 헷갈린 듯 하다. 계약전력은 약속일 뿐, 계약전력을 넘게 사용한다고 해서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게 아닌데, 순간적으로도 '계약'한 전력 사용량을 넘어서 사용하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굉장히 바보같은 생각이지만 누군가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혹시라도) 할까봐 자세히 적어놓는다. 




다시 전기공사로 돌아와서, 주방 위치 및 고객들이 휴대폰충전기를 꽂을 위치를 고려해 콘센트 위치를 다시 잡았다. 혹시 몰라서 모든 테이블마다 콘센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했고, 동시에 전기사장님께서 조명설치까지 진행해주었다. 

플라스틱 관으로 배선을 잡아내렸다.
그치만 사실 이렇게 스틸파이프로 배선을 정리하고 싶었다...(ㅠㅠ)


조명은 배선작업 전에 이케아에서 주로 구매했다.

컵도 하나 샀네...?


후에 가구랑 테이블 배치하고 나서 이렇게 변신했다.

다 마음에 들었다...!!!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마음에 드는 사진들이있어 공유해보았다. 


당시 마감공사도 같이 하고 있었는데 에어레스 스프레이 줄이 길어서 분진 때문에 잘 안 보인 바람에 와이프가 걸려 넘어졌고 발가락이 부러진 일도 있었다. (조명사진을 찾다보니 나오네...) 


https://brunch.co.kr/@iankang/111


그래도 뭐든 하겠다고 하면, 하지 말라고 안하고, 발 벗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서 참 다행이고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다. (여보 만세!)

당시 마감공사랑 동시에 진행하다가 페인트 스프레이에 걸려 발가락이 부러진 우리 여보...(ㅠㅠ)




전기공사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전기가 떨어졌던 상황은 가게를 오픈하고 나서 3~4개월 후에 일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고려했다면 불필요하게 추가금액을 들여 시공을 안해도 되었기 때문에 처음 가게를 오픈하는 분들은 고려해볼만한 사항이라 적어두었다. 전기공사는 내가 쓸 전자기기들의 위치가 어딘지, 조명을 어디서 내릴지와 같이 직접 사용할 전자기기의 위치를 고려해 배선작업만 하면 나머지는 전기공사하시는 사장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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