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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May 08. 2024

13 목작업

비용이 천차만별

처음 인테리어를 시작할 때 내부를 미술관처럼 정말 깔끔하게 만들고 싶었다. 도화지처럼 하~얗게 만든 후 미술 전공한 와이프가 작품활동도 하면서 장사를 안하는 시간에는 작업실처럼 활용할까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다. 하지만 목작업을 위해 견적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런 꿈은 그저 몽상에 불과했다는 점을 여실히 깨달았다. 


예상치 못한 목작업 견적

가게 내부를 맨 처음 둘러볼 때 층고가 넓고 노출콘크리트 분위기라고 느꼈다. 그래서 오히려 목작업으로 벽면 및 천장을 반듯하게 둘르면 미술관 같이 깔끔한 느낌을 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마치 이렇게...? 

숨고와 네이버지도를 통해서 주변 목작업 및 인테리어 업체에 연락을 해 견적문의를 시작했다. 대부분 업자들이 가게를 방문해서 내뱉은 첫 마디는, '층고가 높아서 천장은 비용이 많이 들 것 같네요' 였다. 벽도 생각보다 면적이 넓어서 전체를 반듯하게 두르려고 하니 싸게는 천만원에서 많게는 이천만원까지 견적이 나왔다. 


제일 높은 곳의 층고가 4M가 넘고, 최소 2M가 기본이었다. 


튀어나온 벽도 많고 기둥도 많아서 면적이 늘어났다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버리는 목작업 견적으로 인해 작업범위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그래서 기존 느낌인 노출콘크리트를 살리고, 목작업은 최소한으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작업대 및 바테이블을 활용하기 위해 주방 쪽만 목작업을 하기로 했다. 


주방 목작업 스케치

일종의 CAD처럼 공간구성이 가능한 스케치업(https://www.sketchup.com/)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활용해 (와이프가) 도안을 그렸다. 연간으로 이용하려면 100달러(12만원)이 넘어가서 그냥 단발적으로 쓰고 말거라서 1달 평가판을 활용했다. 


전면부 주방 싱크대 및 테이블냉장고다이 도안


전면부 테이블냉장고 다이 뒷편의 바테이블 도안


테이블냉장고를 하이볼 및 칵테일 만드는 작업대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그래서 테이블냉장고 자리를 비워두고 싱크볼을 넣을 다이를 그려넣었다. 이후 뒷편으로는 공간활용 겸 금붕어어항을 놓기 위해 테이블을 디자인해 넣었다. 


이 도안을 가지고 숨고를 통해 소규모 목작업이 가능한 시공사를 찾으니 딱 알맞은 업체가 있어서 외주를 맡겼다. 시공하시는 사장님께서는 도안을 직접 그린거냐며 보통 이렇게까지는 안하는데 디테일하게 잘 그려서 사실 자기가 손 볼 필요없이 이대로 만들면 될 정도라며 만족스러워 했다. 덩달아 열심히 하라면서 일부 비용을 추가로 깎아주어서설치까지 70~80만원으로 시공을 끝낼 수 있었다. 


목작업 목록

위 도안을 포함해 다음과 같다. 

전면부 테이블냉장고 다이 + 바테이블 + 싱크대다이

후면부 테이블냉장고 다이

주방 싱크대다이 및 가벽


전면부 & 후면부 테이블냉장고 다이 - 도색은 직접했다
싱크대다이
주방 가벽 - 바테이블은 후에 스텐을 별도로 덧대는 시공을 했다. 

사진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하얀색이 아니였기에 흰색 아크릴 페인트로 도색 및 추가적인 방수처리를 했다. 페인트는 1번 전체적으로 말리고 한번 더 도포해서 빠진 부분 없이 꼼꼼히 작업했다. 직접 페인트를 칠하다보니 하얗고 깨끗해지는 나무다이를 보며 마음도 덩달아 두근두근 했던 기억이 남는다. 


스텐시공 Tip

이후 바테이블에는 손님들이 마음 편히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스텐을 별도로 덧대는 시공을 추가로 진행했다. 안쪽에 싱크대 다이 역시 마찬가지로 물을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스텐을 덧댔는데 비용은 40~50만원 선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보통 주방업체면 다 해주는 줄 알았는데 4M가 넘는 스텐철판을 시공해주는 업체가 생각보다 없었다. 그래서 주방업체가 아닌 스텐을 동시에 취급하는 업체를 통해 작업을 진행했었다. 


목작업을 마무리하고 나니 주방이 거의 완성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주방집기만 들어오면 마무리 되는 단계였기에 더더욱 그랬으리라. 이제 주방과 메인홀, 복도 등 내부 공간을 채워넣는 일만 남았다. 공간이 완성되가는 만큼 이제 정말 자영업자의 세계에 풍덩 빠져든 듯한 느낌과 자영업의 밀림에 털썩 버려진 듯한 느낌이 동시에 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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