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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Oct 29. 2022

기술영업, 만족해?

재직현황 & 현직자가 생각하는 기술영업의 환상

앞선 글까지 Linkedin에서 주로 확인할 수 있는 Sales 관련 공고명을 통해 직무에 따른 공고의 차이를 알아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잠시 쉬어가며 현재 재직상태 및 재직 전에 어떤 스펙을 통해 기술영업을 하게 되었는지 간단하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 현재 재직상태 (연차, 매출, 고객관계)

연매출 약 2000억 규모의 외국계 제조사이며, 기술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특정지역 영업을 담당하지만 만나는 고객은 전국 방방곡곡에 있으며, 기술영업을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하였다.


- 이직 History

2020.01 ~ ing. 외국계 화학제품 제조사 대리 (3년차 재직중)

2019.01 ~ 2020.01 외국계 식품첨가제 영업관리 주임 (1년)

2017.03 ~ 2017.09 스타트업 인턴 (브랜드 마케터)

2015.03 ~ 2015.12 바텐더 (알쓰라서 달달한 칵테일을 비롯해 술에 대해 알고 싶어 근무함)


기술영업을 지원하기 앞서 무역상사나 해운회사 영업쪽으로 취업해보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일단 일을 시작한 상태로 다음 단계를 알아보자고 생각해서 영업관리로 취직을 하여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원래 2020년 영업관리 직무로 근무할 때까지 쭈욱 서울에서만 근무했고 급하게 이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치만 19년에 아이가 태어나면서 와이프가 먼저 고향으로 내려갔고 기러기생활이 전혀 맞지않아 와이프와 아이가 있는 곳으로 내려갔습니다. 해당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회사 중 가장 규모가 있는 곳을 지원했고, 기술영업 직무에 합격하여 재직중입니다.


- 기술영업의 환상과 실재

처음 기술영업이라고 했을 때 굉장히 전문적인 느낌이 들었고 특히나 전공분야와 아무 상관이 없는데 재직하는 데 전공자에게 밀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1달 정도 교육을 들으면서 업무지식을 습득하다보니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고객을 상대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기술영업으로 재직하면서 만나는 고객 중에 제가 맡은 분야에 전문가가 많지 않아 내가 노력하고 공부한만큼 고객과 대화를 나누기에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기술적으로 많은 지식을 쌓고 고객보다 정보의 우위를 점해서 영업을 하면 유리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영업은 결국 얼마나 고객을 내편으로 만드는 지가 전부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기술적으로 지식이 있어야 고객과 대화가 성립하기 때문에 사실 전문지식은 기본소양이 되어야 했고, 고객과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필요조건이었습니다. 아무리 내가 많이 알고 있고 고객의 질문에 대답할지라도 상대편이 나를 인간적으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면 결국 기술의 우위를 점하고도 제품판매로 연결하지 못하는 경우를 경험하면서 어떻게 하면 고객이 나를 선호하고 지원하게끔 만들지를 고민했습니다.


어떤 고객은 기술적으로 빠른 대응만을 원했고, 또다른 고객은 기술적인 대응보다는 인간적으로 자주 찾아와서 인사하고 같이 밥을 먹으면서 친해지고 나서야 제품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각각 고객성향에 맞춰 다르게 대응했고 한 사람 한 사람 나라는 사람을 좋아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니 1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경쟁사를 배제하고 나만 찾아주는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러한 경험을 통해 아예 다른 분야 기술영업으로 이직을 하려고 시도해서 합격하였을 때도 전혀 다른 분야지만 충분히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고, 물론 이직을 하진 않았지만 이직이 가능한지 스스로를 가늠해볼 수도 있었습니다.


기술영업, 기술을 필요로 하는 영업이지만 결국 본질은 나라는 사람을 선택하게끔, 나라는 브랜드를 고객들에게 알리는 일이라는 점에서 여느 영업과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사람을 만나서 상대해야 하는 직무라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지속하는 데 익숙치 않거나 관계유지에 스트레스가 있는 사람에게는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일하면서 매출과 같은 KPI도 중요하지만 인간관계를 두루 넓히고 유지하는 게 성향에 맞다면 나름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직무일 겁니다.




- 기술영업을 새로 시작하려는 분들께 전하고자 하는 말

살면서 인생은 영업이야 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업을 평생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 영업을 해보긴 해봐야지 라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영업은 평생이라는 말처럼 이미 유치원에서부터 학교에서도 우리는 영업을 해왔다고 봅니다.


유치원에서는 사탕을 하나 더 먹기 위해 선생님 말을 잘 듣고, 학교에서는 등급을 하나라도 더 받기 위해 교수님께 찾아가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음료수라도 하나 내밀게 됩니다. 어떻게든 내게 조금이나마 이득인 방향을 찾아 움직이고, 여태껏 영업을 해왔습니다. 기술영업이든 영업직무든 나 자신이나 회사에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다른 사람을 설득한다는 점에서 영업의 다른 모습일 뿐이고 영업의 영역만 넓어졌을 뿐입니다.  


그치만 막상 나 영업중이야 라고 생각하면서 영업을 하게 되면 괜히 내 이득만 밝히는 사람이 된 것 같고, 정말 사람이 좋아서 접근해도 상대방 쪽에서 얘는 영업이니까 내게 잘해주는 거겠지 선입견을 가지게 됩니다. 혹자는 영업이니까 네가 원하는 걸 얻고 싶으면 내게 잘보여 라는 식으로 대놓고 갑질을 하기도 합니다. 당연한 이치지만 영업이라는 직함을 걸고 영업활동을 하는 건 우리가 여태껏 살면서 해온 영업보다 어쩌면 더 힘들고 스트레스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사람이 좋아서, 이후에 내 비지니스를 위해서, 회사에 안정적인 매출을 가져다 주면서 큰소리치고 싶다면 영업직무, 웰컴입니다. 그치만 장기적으로 사람에 치여서, 매출압박에 시달려 스트레스를 받거나 평생 같은 분야에서 인맥을 쌓아 영업을 할 게 아니라면 적극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특히 좋은 관계를 위해 어느정도 내 모습을 고객이 좋아하는 모습으로 치환해야 하기 때문에 나를 잃는다는 느낌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정도는 본인이 조정해야 하지만 100% 온전히 내가 원하는 대로 고객을 이끌려면 당연히 상대방에게 맞춰야 하는 부분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인생은 기브앤 테이크라고 하잖아요.


저 역시 매출압박나 사람에 치이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이 분야에서 내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에 10년 20년씩 오래 하려고 하진 않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영업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하는 영업은 어떤 모습이 되었건 정말 그 본질을 가까이 느껴볼 수 있습니다. 순수하게 이뤄지는 기브앤테이크를 느끼고 인생 곳곳에 활용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 시.작.

다음 글부터는 기술영업의 한계(기술영업의 끝은 어디인지), 기술영업의 모습(누굴만나고 어떻게 영업을 하는지), 기술영업의 기술(어떤 스킬이나 능력이 필요한지) 외에도 기술영업 평가받는 법이나 영업직에게 좋은 회사를 알아보는 방법 등 기술영업을 하는 데 유용한 내용들을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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