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는 통신, 은행, 보험, 지주 등 여러 배당주 섹터 중 하나이며 배당수익률 자체로도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우리가 간과하는 것이 있다. 내가 충분한 수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수를 하고 있는 이유는 전의 글에서 설명한 바 있는 배당주를 선택하고 매도하는 조건에 대한 훌륭한 사례이다.
내가 배당투자로 증권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3년 말로 기억된다. (실제 최초 매수시점을 살펴보니 23년 11월이었다.) 단초는 아마 코로나 이후 주식투자 인구가 급증했다는 기사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제 주식투자 인구는 급증했고 특히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일어나던 시점이었다. 주식 투자를 해본 사람들 중 상당수는 다시 은행 예적금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난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투자 시장이 커지면 당연히 그 수혜를 증권사가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곧 배당 확대로 이어지리라는 생각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굉장히 심플한 투자 포인트였지만 투자를 계속하고 증권업종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흐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증권주에 대한 내 생각이다. 항상 그렇듯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크게 괘념치 않는다. 배당수익률 자체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이니 말이다.
1. 생각보다 거센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1차 상법개정, 2차 상법개정이 완료되었다. 핵심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1차 상법개정 : 이사의 주주충실의 의무, 전자주총 확대, 감사위원 선해임시 3%룰 확대
2차 상법개정 :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두 차례에 걸친 상법개정으로 주가가 크게 반응하고 있지만 1,2차 상법개정은 엄밀히 말해 주가 부양책은 아니다. 불공정한 자본시장을 공정화하는 첫걸음일 뿐이다. 진짜 주가 부양정책은 앞으로 있을 3차 상법개정과 세법개정안이다. 3차 상법개정의 핵심은 자사주 의무소각이고 세법개정안의 핵심은 배당소득 분리과세이다. 그럼 정부는 왜 주가를 부양하고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고 싶은 걸까? 먼저 경기 부양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고 싶은데 걸림돌은 주택가격 상승이다. 주택에 대한 투자를 좋아하는 국민들의 특성상 재정지출 확대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 문제로 정권이 바뀌는 일이 반복되었다. 따라서 유동성을 최대한 자본시장으로 돌리고 싶은 것이다. 더불어 정부는 대한민국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싶어 한다. 즉 기존 레거시 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신성장 산업 육성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그 시발점이 될 것이다. 다만 국민성장펀드로 투자받은 기업도 결국에는 IPO를 통해 자본시장으로 편입되어야 하기에 자본시장 활성화는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여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모든 정책들의 중심에 증권사가 있다.
2. 발행어음과 IMA는 증권사 역할 변화의 시발점
앞의 글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증권사의 자기자본이 급증하면서 주식 중개자에서 자본 공급자의 역할이 추가되었다. 그것을 가속화하는 것이 있다. 현행 제도로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되어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업무를 할 수 있다. 자기자본이 조금 더 성장해 4조원에 도달하면 발행어음 사업인가를 받아 자기자본의 2배까지 단기 자금을 모집해 기업금융, 단기대출 등에 자금을 운용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자기자본이 8조에 이르면 IMA 사업인가를 받아 자기자본의 1배까지 추가로 자금을 모집할 수 있게 된다. 즉 자기자본 8조를 초과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이 금년에 IMA 사업인가를 받으면 자기 자본의 3배까지 자금을 운용해서 수익이 창출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이 10조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40조원의 자금을 시장에 공급하는 대형 자본공급자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앞에서 설명한 정부정책과 맞닿아 있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강력한 원하는 정부 사업의 확대를 원하는 증권사가 윈윈 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평가
주식인구 급증으로 인한 거래대금 증가,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발행어음 및 IMA사업 등 신사업 진출 등 손으로 꼽기 힘들 만큼 많은 호재 즉 향후 이익이 증가하고 배당이 확대될 수 있는 합리적 이유가 있음에도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이다. 내가 투자하는 종목 중 하나인 삼성증권은 이제 겨우 20년 전의 시가총액에 도달했을 뿐이다. 왜 이렇게 저평가인지는 모르겠으나 저평가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만 모든 걸 차치하고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을 남들이 보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고 내가 잘못 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다만 배당이라는 안전마진이 있기 때문에 내 생각이 맞는지 틀린 지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적어도 코스피 4000을 넘어 5000의 시대로 가는 데 있어 증권주가 주도주는 아닐지 몰라도 소외되지는 않을 거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