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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르 Mar 02. 2018

2_1 권씩 100일동안 읽었다

내가 읽은 책이야기 1

양치질 말고 또 뭐가 있었나. 꾸준히 해온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대학시절 내내 나는 엉켜있었던 것 같다. 바다에 표류하는 종이배처럼 길을 잃은 채 어디로 가야 할 지 몰랐다. 어디에서 왔는지를 안다면 궤도를 조금이나마 그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나 자신이 누구인지도 어렴풋했다.


책을 좋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서 집에 전래동화 스무권밖에 없었고 중,고등학교때 독서록을 쓰기 위해 읽었던 권장도서 정도가 나의 독서이력이었다.


하지만 책에는 늘 비밀스러움이 베어있었다. 지하철이나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 혼자 나는 볼 수 없는 신비로운 세계를 엿보고 있는 듯해서 야릇한 호기심이 생겼다.


유명한 사람들도 언제나 책읽기를 강조했다. 책에 길이 있다. 고전을 읽어라. 성공한 사람들은 독서광이다.


그런 잔상들이 남아서 나도 책을 집기 시작했던 것 같다. 정말 책에 뭔가가 있진 않을까.


운이 좋게도?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 들어야 할 수업은 없었다. 갈 곳도 없었고. 나는 책을 읽을 수 있는 넓직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졸업유예라는 것을 신청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목표는 1일에 1권 100일동안. 정확히 말하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주일에 5권. 그렇게 책을 읽었다.


스타벅스는 제 2의 도서관이었다. 책읽기 좋은 조명이다 :)


물론 계획이란 기상청의 날씨예보 같은 것이어서 제대로 흘러갈 리 없었다. 어떤 날은 날이 흐려서
어떤 날은 소화가 안돼서 어떤 날은 아무 이유 없이
읽기 싫을 때도 있었다. (아니 많았다.) 그런 날은 가볍게 미뤘다. 그리고 주말을 이용해서 나머지를 읽었다.



성냥이 그어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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