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풍

by 손글송글


언제나 생명과 희망을 주는

부드럽고 따스한 봄바람이었는데

차디찬 겨울바람으로 변했다.


칼보다 더 날카로운 날이 되어

나를 헤집는다.


생채기가 깊어 고꾸라지고,

두 손을 움켜쥐고 힘을 쥐어 짜내도

매서운 바람은 내 시야를 아득히 한다.


그저 봄날 같던 네가

모진 바람이라는 걸

믿을 수 없다.

재빠르게 스쳐 멀어진 너를

눈에 가득 담고 부르며

손을 뻗는다.


순간, 찰나,


목소리가 얼었다

얼음으로 막혔다

눈빛이 얼었다

눈앞이 막혔다


동토를 녹이는 봄바람이

다시 겨울바람이 되어

세상을 얼리고 마음도 얼렸다.


모진 말들을 퍼부어

내 말을 죽였다

모진 칼날을 퍼부어

내 꿈을 부셨다


작은 새소리 말갛게 들리고

아지랑이 피어나는 봄아

너의 고운 바람이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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