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의 소유물을 죽도록 보아왔고, 더 이상 그것들을 원하지 않게 된다. 그것들을 다시 아름답게 보기 위해서는 자신과 자신의 눈을 변화시켜야 한다."(One has seen one's possessions to death, one no longer wants them. One must change oneself and one's eyes to see them beautiful again.)(니체, [즐거운 지식] 중에서)
우리는 모두 어느 순간 자신의 삶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합니다. 매일 보는 책상 위의 물건들, 출퇴근길의 풍경, 반복되는 일상의 리듬이 더 이상 아무런 감흥을 주지 않는 순간들입니다. 니체는 『즐거운 학문』에서 이러한 경험을 명확하게 설명합니다. "사람은 자신의 소유물을 지겹도록 보아왔고, 더 이상 그것들을 원하지 않게 된다. 그것들을 다시 아름답게 보기 위해서는 자신과 자신의 눈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 짧은 구절은 단순한 관찰 이상의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니체는 현대인의 권태와 그 극복 방법을 동시에 제시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해결책을 새로운 것을 얻는 데서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관점을 바꾸는 데서 찾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지루함을 느낄 때 새로운 것을 찾습니다. 새로운 옷을 사고, 새로운 장소로 여행을 가고, 새로운 취미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적인 변화는 일시적인 해결책에 불과합니다. 새로운 것도 곧 낡은 것이 되고, 우리는 다시 같은 지루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니체는 이런 순환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자신과 자신의 눈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단순한 관점의 전환을 넘어서는 깊이 있는 자기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는 니체 철학의 핵심 개념인 '자기극복'과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오래된 책장을 생각해봅시다. 매일 보던 책장은 어느 순간 그저 공간을 차지하는 가구로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책장에 담긴 책들과 함께한 시간들, 각 책이 우리에게 준 통찰과 감동, 그리고 앞으로 읽게 될 책들이 가져다줄 새로운 가능성을 떠올려본다면, 같은 책장이 전혀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의 전환은 일시적인 긍정적 태도와는 다릅니다. 니체가 말하는 '운명애'(amor fati)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사랑하고 긍정하는 태도입니다. 이는 현실 도피가 아니라, 현실과 더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합니다.
니체의 이러한 통찰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통찰과 중요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권태는 대상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진정한 변화는 외부가 아닌 내면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일상의 갱신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를 추구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같은 것을 더 깊이 이해하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정한 풍요로움은 소유의 양이 아닌 관계의 질에서 나옵니다. 우리가 사물과 맺는 관계의 깊이가 삶의 풍요로움을 결정합니다.
변화는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과정입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달라지기를 기대하기보다, 꾸준한 자기 변화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니체의 이러한 통찰은 특히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의미의 결핍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진정한 변화는 새로운 소유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이는 단순한 소비의 순환에서 벗어나 더 의미 있고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제시합니다.
우리의 일상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기보다 잠시 멈추어 서서 우리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쩌면 그곳에서 우리는 일상을 새롭게 만드는 마법의 열쇠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