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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Dec 08. 2024

어린아이처럼 자연을 사랑하라


"태양은 어른의 눈만을 비추지만, 아이의 눈과 마음까지 환히 비춥니다. 자연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란 내면과 외면의 감각이 여전히 조화를 이루는 사람이며, 성인이 되어서도 어린 시절의 순수한 영혼을 간직한 사람입니다."(The sun illuminates only the eye of the man, but shines into the eye and heart of the child. The lover of nature is he whose inward and outward sense are still truly adjusted to each other, who has retained the spirit of infancy even into the era of manhood.)(랄프 왈도 에머슨, <자연> 중에서)


 에머슨은 아이들이 자연을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합니다. 아이들은 빗방울에서 이야기를 읽고, 바람 소리에서 자연의 속삭임을 듣지요. 창밖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하늘이 춤을 추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아이의 모습처럼, 그들에게는 경계가 없습니다. 이슬방울 하나에서도 세상의 신비를 발견하니, 이는 아이들의 내면과 외면이 하나로 이어져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반면 어른들은 자연을 분석하고 활용하는 데 집중합니다. 나뭇잎은 '광합성으로 산소를 만드는 도구'가 되고, 구름은 '앞으로 3시간 안에 비가 올 확률'로 바뀝니다. 이런 태도는 자연과의 교감을 가로막고, 우리의 감성을 무뎌지게 합니다. 도시화와 기술 발전은 자연을 단순히 '써먹을 수 있는 것'으로만 보는 시각을 더욱 강화시켰습니다. 에머슨은 이러한 괴리를 "내면과 외면의 단절"이라 지적하며, 아이와 같은 마음을 간직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열쇠라고 말합니다. 아이들이 가진 경이로움과 순수함은 단순한 감정이 아닌, 자연의 깊은 진리로 이어지는 통로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먼저 자연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어린 시절의 순수한 감성을 간직합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작은 꽃 한 송이에서 우주의 신비를 느끼고, 매일 아침 세상을 처음 만난 것처럼 새로운 눈으로 바라봅니다. 또한 내면과 외면이 조화를 이루는 사람 에머슨은 자연 속에서 "투명한 눈동자"가 되는 경험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이는 자아를 내려놓고 모든 것과 하나가 되는 상태를 뜻하는데, 오늘날의 명상이나 마음챙김과 비슷합니다. 숲길을 걷거나 파도 소리를 들으며 주변과 하나가 되는 경험이 바로 그가 말한 '투명한 눈동자'의 상태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연과 하나 되는 사람 자연 속에서 자아를 잊고 우주의 일부가 되는 것은 단순한 감상이 아닙니다. 나무와 바람, 흙과 하나가 되어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과정입니다.


 에머슨의 생각을 현대인의 삶에 적용하면 어떨까요? 많은 연구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의 건강을 높인다고 밝혔습니다. 일주일에 두 시간만이라도 자연 속에서 보내면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진다고 합니다. 주말에 휴대폰을 끄고 숲길을 걸어보세요. 그때 자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우리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이 됩니다. 그리고 에머슨이 말한 "투명한 눈동자"는 현대의 명상과 통합니다. 자연을 그저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며 관찰하는 것이지요. 파도 소리와 나뭇잎 흔들림을 느끼며 자신과 대화를 나눠보세요. 이런 교감이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또한 에머슨은 자연의 단순함에서 삶의 지혜를 찾았습니다. 이는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오는 부담을 덜어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디지털 기기를 잠시 내려놓고 자연 속에서 삶의 본질을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끝없는 경쟁과 비교 속에서 우리는 종종 자신을 잃어버립니다. 하지만 자연은 우리를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도시의 삶에 지친 이들이 주말마다 산을 찾아 평온을 얻는 것처럼, 숲의 향기와 물소리는 복잡한 마음을 달래주고 자신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자연은 우리 영혼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주는 것이지요.


 에머슨의 자연 철학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우주가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그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안과 밖은 조화를 이루고 있나요?" 이 질문은 지금도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자연과 이어지는 것은 단순히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 아닙니다.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아이처럼 자연을 바라보고, 아이처럼 마음으로 느끼며 사는 것. 이것이 바로 에머슨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진정한 삶의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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