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실크 실제로 만져 본 적 없는 듯?!
물에 왜 들어가지?
수영을 배우기 직전까지 내가 했던 생각이다.
물에 사는 동물이 아닌 인간인 내가 왜 물에 들어가야 할까?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애초에 마시는 물이 아니고서는 나의 관심 대상이 아니었으니까.
허리디스크로 5일을 내리 락스물 근처도 못 갔다가
샤워를 하고 ‘두근’ 대는 마음을
나대지 말라고 살째기 누르고
물속에 풍덩.
(다이빙 아님.
그저 물을 다 튀기며 들어감.
난 입수 시 민폐 서타일 ㅋㅋㅋㅋㅋ
최대한 사람들 없는 곳으로 들어가기.)
수영 전에 반드시 한 바퀴 걷는데,
물이 이렇게 부드러웠나?
온몸에 감기는 물이 너무 부드러워서 황홀할 지경.
여전히 가장 힘든 첫 바퀴를 낑낑 돌고 난 후,
점점 온몸에 물이 감긴다.
말랑말랑 젤리 같기도 하고,
부드러운 실크 천을 휘두르는 것 같은
물에 폭 안기는 ‘느낌’은
포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어떻게 평생을 물에 들어가 볼 생각을 못했을까.
물에 들어가지 못했던 나는,
물에 들어가면 가라앉기만 할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이젠 물에 빨려 들어가는 그 느낌을 잃을 수가 없어,
물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육지 사는 동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