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의 맥동

삶을 짓는 문장 82.

by 모카레몬


멈추지 않는 한
아무것도 제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So long as we do not stop
nothing remains in its place





어려웠던 일은 쉬워진다.

낯설었던 것들이 익숙해진다.

부담이었던 일은 가벼워진다.


처음에는 오래 붙잡고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다. 해야 할 일보다 하지 못한 일에 더 신경을 썼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도, 매번 처음인 것처럼 서툴렀다. 시간은 흘러가기만 했다. 남는 것이 있다면 그 시간을 지나온 나의 태도와 시선이다.


겉으로 달라진 것은 미미하다. 그러나 어제와 같은 일을 하면서도 더 이상 과거의 마음에 머무르지 않는다. 반복은 나를 같은 자리에 묶어두지 않는다.


많은 생각보다 그냥 하게 되고

망설이기보다 행동하게 되고

잘하기보다 지속하게 된다.


같은 자리를 맴돌지 않았다. 비슷한 반경을 지나며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확장하게 한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대충 넘기는 일이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어려움이 옅어지는 것도 속도가 붙어서가 아니라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동안 빠르게 나아가지 못하는 시간이 불안했다.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이는 날들이 이어질수록 제자리에 맴돌고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느린 것을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 멈추지 않는 한, 그 여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반복을 이기는 시간은 이전과는 다른 지형을 만든다.




불파만 지파참(不怕慢 只怕站) 느린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라.
우공이산(愚公移山)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긴다. 어떤 일이든 꾸준하게 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


성경은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고린도후서 4:16)'라고 말한다.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일지라도 그 이면은 전환되고 있다.


한동안 변화는 눈에 확 드러난 결과로 증명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이전과 확연하게 구분되어야만 비로소 바뀐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대부분의 변화는 그렇게 나타나지 않는다. 함몰과 실패가 거듭 되어도…특별할 것 없는 하루의 켯속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반복들로 조금씩 꿈틀댄다. 그리고 불쑥, 자라 있는 나를 본다.


반복은 단순한 습관을 넘어 하나의 방향을 가게 하는 동력이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여정은 다른 깊이를 지나고 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똑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되돌아가는 듯해도 결국 앞으로 나아가는 흐름 속에 있다.


새로운 오늘, 어제와 다른 내가 있을 뿐이다.






글벗 되어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와 다른 오늘, 새로운 나를 만나는 시간 보내세요♡


사진. pixabay.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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