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읽고
나의 카카오톡 상태메시지는 몇 년째 바뀌지 않고 “平平安安”이다. 중국어로 핑핑안안, 평안하길 바란다는 뜻의 말.
나는 늘 평안한 삶을 꿈꿨다. 그래서인지 크리스천임에도 불구하고 법정 스님의 책을 비롯한 불교 관련 서적을 종종 읽어왔다.
어느 날 내게 좋은 기회라고 불린 어떤 선택이 있었고, 그 선택으로 인해 인생의 난도는 더욱 올라갔다.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그 경험을 통해 ‘무소유’의 참뜻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소유는 집착을 낳고, 집착은 고통을 낳는다는 말의 의미를.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역시 이와 맞닿아 있는 에피쿠로스의 이야기였다.
에피쿠로스는 쾌락을 최고선으로 보았는데, 그가 말한 ‘쾌락’의 정의가 특히 흥미로웠다. 그것은 더 큰 즐거움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이 없는 상태를 의미했기 때문이다. 이토록 신선한 정의라니.
에피쿠로스의 관점에서 본다면 나는 쾌락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는 욕망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인간은 ‘충분한 것’으로는 결코 충분해하지 않는다. 우리는 늘 더 좋은 것을, 더 많이 가지길 원한다. 그래서 세상은 고통스럽고, 나 역시 고통스럽다. 그렇다고 욕망하기를 멈추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에피쿠로스와 같은 사람들만 존재한다면 세상은 여전히 원시시대에 머물러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곳은 지금보다 훨씬 평화로운 곳일지도 모른다. 디스토피아 같은 일상 속에서 그런 유토피아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나를 옥죄어오는 불안과 고통이 잠시 느슨해진다. 그래서 오늘도 내 상태메시지는 변함없이 “平平安安”이다. 아직 닿지 않았지만, 여전히 바라게 되는 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