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에서

by 남궁인숙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도착하여 제일 먼저 그랑팔라스 광장에 가보았다.

17 세기 후반에 지어진 건물들이 아직도 찬란하게 황금빛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곳은 정치 및 상업의 중심지로 유네스코에서 1998년 벨기에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건축물들이다.

건축물을 통해 그 당시의 시대상과 문화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우리는'오줌싸개소년' 동상을 찾아서 정신없이 걸었다.

호텔에서부터 25분 정도를 걸어서 지도를 따라 걷다 보니 멀리서도 알아볼 만큼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 있었다.

'분명히 저기겠지?' 생각하면서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

'오줌싸개소년( Manneken Pis )' 동상이 있는 분수대 앞은 펜스가 놓여 가까이 갈 수 없게 만들어놓았다.

오줌 누는 어린아이를 본뜬 동상 하나 달랑있는데 전 세계인들이 이것을 보러 온다니.....

1619년 제롬듀케뉴아가 60cm 길이로 청동을 재료로 하여 동상을 만들었다.

진품은 그동안 분실되었고, 1965년에 다시 만든 복제품이라고 한다.

동상이 세워진 이유는 14세기에 프로방스 제후의 왕자였던 어린아이가 오줌을 누어 적군을 희롱하고, 욕보이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처음 동상을 찾아 인파를 뚫고 보았을 때 소년은 런던 신사처럼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었다.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 나오는 길에 다시 가보니 옷이 벗겨져 있었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친선방문 시 오줌싸개소년이 입을 수 있는 옷을 선물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도련님 옷을 선물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시간대별로 옷을 입혔다 벗겨다 하는 모양이다.



옷을 입힌 계기는 프랑스의 루이 15세가 이 동상을 약탈해 간 것을 사과하기 위해 프랑스 후작의 옷을 입혀 돌려보냈다고 전해진다.

오줌싸개동상 하나로 브뤼셀은 굶지 않을 것 같다.

저녁식사는 홍합요리로 정했다.

이곳 브뤼셀까지 왔으니 홍합요리를 빼놓을 수는 없었다.

홍합스튜 맛을 내는 요리와 맥주를 시켰다.

내가 집에서 마늘과 대파 듬뿍 넣어 한소끔 끓여낸 맛보다 못했다.

금액은 오지게 비쌌다.



브뤼셀의 명소, 그랑팔라스 거리는 관광객에게는 관광천국이었다.

오줌싸개 동상으로 만든 수장품들이 전시되어 관광객의 지갑을 열도록 하였다.

초콜릿으로 만든 동상도 있고, 마그네틱, 청동제풍 등 다양하였다.



그랑팔라스 거리에서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시민들은 거리에 나와서 축구선수처럼 복장을 갖추고 게임을 하면서 즐거워하는데 이해불가였다. 이질감이었다.

그랑팔라스 거리의 건축물들이 예술적이었다.

황금칠을 한 장식물들이 예사롭지 않았다.

거리에서 금박을 칠한 행위예술가들의 공연도 볼만했다



거리마다 와플과 감자튀김을 파는 곳이 많았다.

벨기에는 정말 맥주와 와플이 주식인 것처럼 느껴진다

초콜릿, 와플, 맥주가 아주유명한 곳이었다.

와플이라는 단어는 네덜란드의 Wafel(바펠)에서 유래했다.

미국으로 건너와서 와플이라는 단어로 통용되었다.

벨기에 리에주 지방으로부터 만들어진 두툼한 격자무늬 크기의 와플이 한국에서 먹는 와플이라고 한다.

고온에서 녹지 않게 처리한 펄슈가의 살아있는 것 같은 결정체가 뿌려져 크레페처럼 바삭하였다.



우리나라에서 길거리 음식이라면 붕어빵과 호떡이 있다.

벨기에의 와플은 호떡이나 붕어빵처럼 길거리에서 자주 보는 음식이었다.

아이스크림콘은 와플을 가지고 만든 컵을 사용한다.

아이스크림콘의 유래를 살펴보면 1904년 세인트 루이스 엑스포를 개최하던 당시에 아이스크림 가게와 와플 가게가 나란히 붙어서 판매를 했다.

여름에 엑스포를 개최하였으니 여간 덥지가 않았다.

아이스크림이 너무 잘 팔려서 아이스크림 용기가 똑 떨어졌다.

옆에 있던 와플가게 주인에게 따뜻한 와플은 한여름에는 잘 안 팔리니 와플을 컵으로 만들어달라고 제안하였다.

그러자 와플가게 주인은 아이스크림을 담아서 팔 수 있도록 콘모양으로 만들어 준다.

그렇게 아이스크림 가게와 와플 가게는 콜라보로 와플컵에 담긴 아이스크림을 팔았다.

이때 이 상품들은 대박을 쳤다.

발상의 전환으로 아이스크림 그릇 대신 와플컵에 아이스크림을 담아 판매한 것이 '아이스크림콘'의 시초라고 하였다.

한국에서는 요즘 크루아상 생지를 구입하여 와플 팬에 눌러서 만든 페이스토리 느낌의 ‘크로플’이 유행한다.

와플기계는 토머스 에디슨이 고안한 것으로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격자무늬 와플을 탄생시켜 현재까지도 와플격자무늬를 유행시킨다.



다음날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다시 그랑팔라스 광장으로 브런치를 먹으러 나왔다.

에베하르트 세르클래스 동상 앞에서 관광객들이 동상을 손으로 만지고 있었다.

너무 많이 쓰다듬어서 동상이 닳아 반짝거렸다.

제주도 돌하르방처럼......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면서 우리는 동상 앞으로 다가가서 다른 관광객과 똑같이 동상을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사진을 찍었다.

에베하르트 세르클래스 동상은 14세기 브뤼셀이 공격받던 시기에 도시를 구했던 영웅이었다.

의미도 모르는 동상 앞에서 손으로 쓰다듬으면 행운이 온다는 말에 덩달아 소원을 빌면서 쓰다듬었던 것이다.


와플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계획한 대로 세 번째 나라, 룩셈부르크로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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