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복귀

by 남궁인숙


긴 휴가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짐을 풀었다.

아들은 내 선물은 없냐고 물었다.

그렇다! 난 아들의 선물을 사지 않았다.

물론 어떤 선물도 사지 못했다.

살 시간도 없었고, 살만한 것도 없었고, 유료화가 너무 올라서 살 엄두도 못 냈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여행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선물을 사서 들고 가져올 여력이 없었다.


월요일 아침, 여름휴가를 마친 후 출근을 하였다.

어린이집 아이들도 부모님들의 휴가기간에 어딘가로 더위를 피하는 여행일정으로 결석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교직원들도 돌아가면서 휴가 중이었다.

오늘은 주임교사가 일주일간 휴가를 가는 날이었다.

출근해서 보니 사무실에 주임교사가 앉아있었다.

"선생님 오늘 휴가 아니세요?"라고 물었더니 오늘 원장님께 보고할 사항들이 많아서 출근을 했다고 하였다.

사무실을 지켜 준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얼른 일 끝내고 퇴근하시라고 하고서 나는 내 업무에 몰두하였다.

오전 내내 산재된 많은 일들을 하였지만 끝나지 않았다.

오늘따라 전화와 문자는 왜 이렇게 들어오는지.....

일주일 넘게 놀아본 티가 역력히 나타났다.

보고할 문건도 너무 많았다.

들어야 할 강의도 있었다.

읽어야 할 책도 많았다.

그렇지만 나는 다 해낼 것이다.

휴가는 리프레쉬가 목적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일 할 체력이 남아있었다.



아직 어린이집에는 '유보통합'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유보통합이라는 단어가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어느새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지인은 '2024년 보육사업안내서'를 읽어보면서 유보통합이 되더라도 계속 유지시킬만한 사업이 있는지 정독하면서 찾아보고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하였다.

마치 내가 휴가를 마치고서 출근한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이참에 오전 내내 바빴지만 시간을 쪼개서 '2024년 보육사업 안내'를 흝어보았고, 한 학기를 잘 보내준 교직원들과 나눌 면담지의 내용도 살펴보고, 밀린 보육일지 체크와 의무교육 강의도 틀어놓고 들으면서 일하고, 쌓아놓은 책들도 뒤적이면서 뇌에 지식도 축적하는 중이다.

모처럼의 출근은 책상에 앉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얼마나 즐겁고 감사한 일인지 깨닫게 해 주었다.

역시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휴식이 필요한 것 같다.

휴식은 나를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시킨다.

여행 중 몸무게는 늘어나서 S 사이즈를 넘기고, 그다음 사이즈를 넘보고 있는 것 같다.

아기공룡 둘리처럼 배가 동그랗게 나왔는데 들어가지를 않는다.

여행 내내 밀빵과 과일, 푸성귀들을 진득한 소스에 찍어먹었더니 하얀 쌀밥이 너무 그리웠나 보다.

눈에서는 계속 하얀 쌀밥만 보이고, 입에서는 탄수화물을 넣어달라고 조른다.

공교롭게도 오늘 오후 하얀 가래떡이 오후간식으로 나왔다.

가래떡 세 줄을 순삭 해버렸다. ㅠㅠ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멋진 집을 지으려면 설계도가 필요하다.

나는 매주 토요일마다 있는 2학기 강의를 위해서 강의계획서를 작성했다.

또한 2학기 어린이집 운영계획을 위한 기본계획을 세운다.

퇴근시간이 훌쩍 지났는데 아직 퇴근하지 못하고 기본 설계도를 그리는 중이다.

효과적인 강의를 하기 위해서는 잘 짜인 강의계획서를 만드는 것이 필수사항이듯, 어린이집 운영을 잘하기 위해서 정교한 계획을 먼저 수립하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학기를 시작하기 전, 1학기 동안 진행한 운영상황을 평가해 보고 2학기의 새로운 계획들을 세워봐야 한다.

멋진 플랜으로 새로운 2학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모든 면에서의 기본 계획을 수립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지금 세운 기본 계획들은 실행가능성을 한층 더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뿜뿜 해진다.


이제 정말 퇴근해야겠다.

시차적응 중으로 아직 비몽사몽의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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