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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Nov 05. 2021

숲에 중독(中毒)되다


   약물이나 음식물에서 나오는 독성으로 인해 우리 몸에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것 또는 특정한 사물이나 사상에 젖어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를 중독(中毒)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인간의 심신에 해를 주는 질병의 부정적인 의미로 쓰기도 하지만 인간의 정신에 유익하고 마음에 편안함을 주람직한 집중을 긍정적인 의미의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긍정적인 의미의 중독(中毒)을 숲을 통해 이뤄본다.

  오늘은 아이들과 숲에 가는 날이다. 피톤치드 향이 뿜어져 어우러진 숲에서 자연과 하나 되어 호흡하며, 숲이 주는 에너지를 얻고 숲에 중독되어 본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바깥나들이하는 교직원들도 아이들과 함께 숲으로 향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이 가볍다. 아침 등원부터 아이들의 얼굴은 상기되어있고, 목소리는 한층 격앙되어 아이들은 등원하면서 이미 마음은 숲으로 가 있다.


  

  우리의 신체는 여러 호르몬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아이들과 숲에 가서 숲 활동을 하다 보면 세로토닌, 도파민, 엔도르핀 등이 샘솟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흔히 우리들이 알고 있는 세로토닌, 도파민, 엔도르핀 등 모두 중독과 관련된 호르몬들이다.

  설탕, 술, 소금, 매운맛 등은 모두 이 중독이라는 단어를 연상시키며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물질들이다. 특히 매운맛은 통증을 표현하는 맛으로 아픔과도 같은 통증이다. 이러한 것들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 몸에서는 여러 가지 호르몬들이 반응을 한다.     

  우리는 숲을 통해 여러 가지 호르몬들이 작용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숲에 가면 우리 뇌의 앞부분을 관장하는 전두엽은 계산하고 잔머리 굴리는 일을 멈추고, 편도체의 감정을 느끼는 뇌는 활성화가 이루어진다. 또한 잔소리하기, 뒷 담화하기, 내기하기, 조깅하기 등은 모두 중독과 관련된 행동들이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우리가 알고 있는 호르몬의 중독에서 시작된다.

  


  행복하면 떠오르는 호르몬은 세로토닌이다. 우리의 본능을 사용하는 세로토닌은 뇌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담당하여 뇌의 에너지를 관장하며 주의력과 기억력을 향상하고 생기를 불러일으킨다.

  환경이 변해도 우리 뇌는 일정한 기능을 유지하려고 하는 성질이 있는데 이것을 '항상성'이라고 말한다. 세로토닌은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며, 불안이나 공포를 조절해서 위험을 대비할 수 있게 해 주고, 수면의 욕구나 식욕의 욕구와 같은 아주 기본적인 기능을 조절하여 사고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 신경계 전체에 분포되어있는 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은 우리 몸 안에서 생산되는 마약(몰르핀)과 같은 물질이다. 실제 모르핀보다 약 800배나 높은 효과를 갖고 있어서 우리 몸의 통증을 줄여주고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우리 몸이 행복할 때 나오는 물질이 아니라 통증을 느끼면 분비되는 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엔도르핀이 통증 조절에 관여하는 물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예로 우리가 침을 맞을 때 따끔거리는 강도가 아프더라도 참을 만한 아픔으로 느끼는 마취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아픔을 이기기 위해 우리 몸은 부단히 이러한 엔도르핀을 사용한다.

  지나치게 비관적인 사람은 엔도르핀을 과다 소모하여 생명력을 감퇴시킨다고 한다. 즐겁게 살면서 계속 웃어줘야 엔도르핀을 소모시키지 않고 다량의 엔도르핀을 소유할 수 있다. 그러나 마냥 웃는다고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것은 아니다. 거짓 웃음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참 웃음을 가져야 엔도르핀의 양이 줄지 않으며 계속해서 분비되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도파민은 인간의 행동을 학습하고 습관화시킬 수 있는 신경전달 물질로 행복하거나 기쁘거나 즐겁거나 환희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분비되는 본능의 호르몬이다. 도파민이 부족하면 신경전달물질 사이에서 불균형이 생겨 신경정보처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식을 과잉보호하게 되면 부모는 뿌듯할지 모르지만 자식은 도파민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도파민이 너무 과하거나 부족하면 조현병이나 우울장애를 겪을 수 있다. 도파민은 무언가 하고 싶다는 의욕이 생기거나 해냈을 때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숲으로 가자!

아이들과 함께 숲에 중독되어 세로토닌을 활성화하여 향기를 맡자. 고개를 높이 쳐들고, 척추는 반듯하게 세우고 숲으로 걸어가 보자. 나무를 향해 심호흡하며 농도 짙은 피톤치드를 흡입하며 눈을 크게 떠보자. 그리고 우리가 쉴 수 있을 만큼의 숨을 크게 쉬고 호흡량을 늘려보자.

  어린이집에서 교사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아이들과 함께 손을 잡고 숲을 간다. 숲으로 간 아이들의 머릿속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고, 몸과 마음이 편해지고, 호르몬이 달라진다. 몸과 마음, 영혼이 즐거워지고 행복하게 해주는 세로토닌, 도파민, 엔도르핀 호르몬이 분비된다.

  아이들의 마음은 하늘을 닮아가고, 지렁이에게 이불을 덮어줄 수 있고, 개미집을 함부로 부수지 않게 되고,  애벌레의 배고픔을 같이 느끼며, 자연의 촉감 놀이에 심신이 편안해진다. 숲의 관찰을 통해 교실 밖에서 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게 된다. 어린이집 숲 활동 속에서 생태학자도 고, 곤충박사님도 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교사가 숲에 가면 들숨과 날숨의 숨을 쉬면서 숲의 선한 기운을 받아들인다. 뒤틀어지고 흐렸던 기운을 밖으로 밀어내며 뇌가 맑아지면서 답답한 가슴은 뻥 뚫려 편안해지고, 따뜻해지는 것은 느끼게 된다.

  피톤치드향 가득한 호흡으로 세로토닌이 활성화되고 짜증 나 있고, 스트레스로 화가 나 있던 호르몬에 행복물질이 분비된다. 숲은 이렇게 살아있는 교육으로 더 큰 수확을 거두어 교사들의 마음에 행복함이 고조된다.

  어린이집에서는 교사가 아이들을 직접 리고 다니지 않아도 숲 교육을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직접 숲에 가지 않아도 교사만 숲에 가더라도 교사는 세로토닌이 활성화되어 아이들은 덩달아 교사로부터 자연을 닮은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숲에 중독되어보자!

 평생을 살면서 내면의 평야를 만들어 가는 영유아 시기에 자연이 주는 공간, 숲에서 인성이  이루어진다. 숲을 통해 스스로의 공부로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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