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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Feb 25. 2024

A의 조언

다시, 파리에서 구직



꽃봉오리가 지난겨울의 추위동안 웅크리고 있던 꽃봉오리가 봄이 되자 다시 만개했다. 흩날리는 꽃잎들을 바라보며 다시금 힘을 내서 세상 밖으로 스스로를 던져보자고 다짐하며 용기를 한 스푼 내어 전 인턴십 회사 사수였던 A에게 조언을 구했다. 





만약 네가 현실적인 제약이 없다면 하고 싶은 일은 뭐야? 나는 딱 한 가지 기준만 정하고 나머지 기준들은 일절 보지 않았어. 프랑스에서는 스스로를 PR 하는 것도 중요해. 링크드인에서 B라는 공고가 떴으면, 그냥 지원하지 말고 그 회사에 다니는 너의 공통 인맥한테 메시지를 보내서 '내 cv를 인사팀에 좀 전달해 주겠니'라고 부탁을 해. 80% 이상은 레퍼럴로 뽑기 때문에 어차피 그 사람도 네가 뽑히면 보너스 받아서 이득이야. 회사형 인간인지 아닌지 스스로 결론을 내리기에 너는 아직 젊고, 지원 직무가 너무 산만하게 퍼져있는 것 같아. 좁힌 상태에서 포지셔닝을 해야 마켓도 이력을 이해하기 쉽고, 무엇보다 지치지 않을 거야.




Visibility 도 어느 정도는 중요해. 사람은 감정적인 동물이라 평상시 호의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두면 같은 일을 해도 더 좋게 봐주거든. 그리고 최종 10이라는 일을 시키면 중간중간 2, 4, 6 정도로 일을 할지라도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 과정을 지속적으로 보고하면서 '네가 시킨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중이다'를 각인시키는 게 중요해. 틀려도 괜찮아. 그러니까 회사에서 다른 동료들한테 네가 한 것들을 show 하는 것 자체를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어. 네가 보여주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거든.




유연성을 더 가지면 좋을 것 같아. 회사 일이라는 게 중간중간 변수도 많고 계획대로 진행되지는 않잖아. 그러한 돌발 변수에 더 유연하게, 스트레스 덜 받으면서 대응할 수 있으면 좋겠어. 그래도 너는 친화력도 좋고 외향적이고(?) 일도 시키면 프로페셔널하게 딱딱 잘하고 구조화하는 것도 잘해.




작년에 데이터 엔지니어링 포지션 진행하다가 중도 하차한 이유가 뭐야? => '시스템 디자인, 알고리즘 테스트.. 뭔지 몰라서 '아직 내가 부족한가 보다, 내 자리가 아닌가 보다' 겁먹고 도망친 거야' => 아이고, 사실 그때 너 거의 따 놓은 당상이었는데. 앞으로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지레 판단하지 말고 그냥 부딪혀봐. 프랑스에서는 그렇게 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져!






결점을 연이어 드러내니까 마음이 쓰라렸다. 그리고 2022년 초에 그냥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쪽팔리든 뭐든 그냥 끝까지 진행해보지 않았던 게 좀 후회가 되었다. 그래도 원하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 담담하게 세상의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중이니까. 앞으로 더 많이 깨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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