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돌이켜보니, 정말 철이 없긴 했다. 아버지를 여의고 슬픔과 별개로 약간의 해방감을 느꼈었나 보다. 20대 때 늘 할까 말까 고민했던 타투가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트리거가 당겨지면서 그가 없던 2017년부터 그 이후로 줄줄이 받게 되었다.
Que Sera Sera
네이버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될 대로 되라,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나와있지만 나는 영어 표현이 더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Whatever will be, will be." 일어날 일은 어떻게든 일어난다. 전자의 네이버 번역을 보면 좀 책임감이 없는 사람의 표현처럼 느껴진다면, 후자는 운명을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아버지를 여의고 나는 인생에 대한 깊은 회의감에 빠졌다. 인생을 계획한다고 내 마음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며, 신이든 운명이든 그것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겠다는 겸손한 마음과 그러니까 알아서 하라는 건방진 마음으로 그때의다짐을 새겼다. 늘 5년 단위로 년마다 세세하게 인생 계획을 짜며 드림보드 같은 걸 만들며 살았던 내가 그 이후로 정말 다 집어치우고 인생 계획없이 몇 년을 그렇게 살았다. 다시 삶을 살기 위한 힘을, 가치관을 쌓기까지.
내 영어 이름은 Sarah 세라다. "케세라세라" 발음이 비슷하니까, 뒤에만 내 이름으로 바꿨다. 내 운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뭐 그런 뜻이었겠지. 첫 타투는 타투이스트 타투큐한테 받았다. 참 유치하고 귀엽다, 그때의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