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허리에 붉은 달이 숨었다
웃음일까
먼 불행이겠지, 아마도
진실이 내던진
나만 아는 비밀.
오래전 웃음을 짓고 있다
새로운 투우사의 깃발에
약진하는 성난 뿔처럼
포옥 감기는 심장에는 불꽃이 인다
붉은 볕은 소생을 뜻하여
봄은 가만히 오는 것
당신 또한 까닭을 모른 채
생명을 낚는 어부가 되었다
남루한 삶은 빛이 나는 것으로
나는 공연히 웃음을 친다
계절풍이 분다, 새로움을 맞으리
추레한 몸에
모든 바람을 꼼꼼히 바르고서
형식 없는 시가 되는 일
봄은,
그렇게 허망하게 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