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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하 Mar 18. 2022

사계

사랑

나의 봄이여

그대 지금 어디를 보고 있나


겨우내 넘긴 죽을 고비인가

신록의 끔찍한 더위인가

다가올 전설을 내가 지키던 시간에

무심한 이여 어찌 그리 말하는가요

 

추악한 밤도 있었지

너도 나도 울었네 한 곳에 모여

하늘을 나누는 사람들의 별자리처럼

가슴에 이름을 붙이면 만년설이 녹고는 하였네


때 아닌 빙하기가 래했다

시간을 잔뜩 먹은 예리한 파편으로

우리는 리를 직시한다


나의 여름이자 가을. 다시, 겨울만큼 봄인 그대

멸종하는 사계를 라보지 마라

나 여기 전설을 지키고 섰으니

미어지는 시선과 입술은 내일을 노래하라


세계가 무너지는 밤

먼 소망은 아주 소멸하리

흔적이 없는 그대 어찌 그곳에 머물렀나


그 해 단풍은 끝내 낙홍하지 못해

3월이 다 가도록 피어있


잔해를 비집고 탄생한 밤

구태여 말하는 반상록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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