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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하 Jan 17. 2022

잿빛

하늘

회색 하늘에 나무는 정적이야

그대로 멈춰 선 땅 위로 뿌리를 박고

지구의 속도 딱 그만치 도는 것이다

나는 반대로 뛰면서도 바로 서지 못하는

하찮은 미물로 숨을

들이다가 내 쉬었다 하는 것이


하늘에 혈관을 뻗고 나무는

이따금 바람을 맞아

까딱까딱 저어질 하며

뿌듯한 나이테를 내보이는 것이지


나는 그 몸짓을 흉내 내다 척추가 부러진

죽어진 별 행세를 한다

반길 이 없는

짧은 독백이어라


정말, 끝도 없이 외로이

영영 죽은 형태로 추한 꼴의 소리꾼

자꾸 명을 재촉하네, 내 젊은 사람


청년의 핏줄을 잘라먹는 거인

나는 주저앉아 눈물만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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