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봄이여
그대 지금 어디를 보고 있나
겨우내 넘긴 죽을 고비인가
신록의 끔찍한 더위인가
다가올 전설을 내가 지키던 시간에
무심한 이여 어찌 그리 말하는가요
추악한 밤도 있었지
너도 나도 울었네 한 곳에 모여
하늘을 나누는 사람들의 별자리처럼
가슴에 이름을 붙이면 만년설이 녹고는 하였네
때 아닌 빙하기가 도래했다
시간을 잔뜩 먹은 예리한 파편으로
우리는 우리를 직시한다
나의 여름이자 가을. 다시, 겨울만큼 봄인 그대
멸종하는 사계를 바라보지 마라
나 여기 전설을 지키고 섰으니
미어지는 시선과 입술은 내일을 노래하라
세계가 무너지는 밤
먼 소망은 아주 소멸하리
흔적이 없는 그대 어찌 그곳에 머물렀나
그 해 단풍은 끝내 낙홍하지 못해
3월이 다 가도록 피어있네
잔해를 비집고 탄생한 밤
구태여 말하는 반상록수의 삶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