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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ad Feb 15. 2019

‘학생’에서 ‘회사원’으로
신분 변화 이해하기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다. 그러자면 로마가 어떤 곳인지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학생에서 회사원으로서 신분 전환이 되면 먼저 기업이라는 거대한 조직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조직 이해의 핵심은 업종의 특성이나 경쟁사 현황, 재무현황 등의 기업의 펀더멘탈(Fundamental)한 부분들이 아니라 조직의 생리와 운영 메커니즘이다. 직장인으로서 감내해야 할 것과 정성껏 채워나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1.'학생’과 ‘회사원’이 다른 이유

학교는 내 돈을 내고 다니는 곳이지만, 회사는 반대로 내가 돈을 받고 다니는 곳이다.

회사는 나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투입한 비용 이상의 결과물을 얻기를 원하는 곳이기에, 

나는 반드시 회사에서 받은 월급 이상의 합당한 가치를 제공해야만 한다.        


여기서 잠깐 내가 회사에 제공해야 할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일반적으로 회사가 손해보지 않고 월급을 지급하기 하기 위해서는 조직원 개개인이 얼마 큼의 이익 혹은 가치를 창출해내야 할까? 
예를 들어 매월 300만 원을 받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벌어야 자신의 밥값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조직원 각자에게 주어진 손익분기점(BEP : Break Even Point)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자신이 받는 연봉의 대략 3배 정도가 손익분기점이 된다. 이 기준대로라면 월 300만 원의 급여를 받는 사람은 매월 약 900만 원가량의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기준 이하인 경우에는 회사가 손해를 보게 되고, 그 이상인 경우에는 인센티브 지급을 고려한다.

다행히 신입사원들은 예외다. 보통 신입직원들이 직장인으로서의 기본 소양(혹은 기본기)을 갖추기 까지는 대략 1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려면 약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실상 신입 입사 후 약 3년간은 회사에서 온전히 투자만 하는 셈이다. 신입직원들의 리텐션(Retention)에 관심을 두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 초심자의 오해와 실수

예전 직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신입 직원이 입사했다. 사실 공채 출신은 아니고, 윗 선 어딘가의 추천(?)으로 수시 입사한 친구였다. 더군다나 일반 공채 신입보다 나이도 4-5살은 많았다. 

다만 기본 자질(소위 말해 스펙이라 이야기하는)과 성격도 원만해 보여 큰 걱정은 없었다. 그렇게 한 동안은 별 탈 없이 팀에 적응해나가는 듯했다. 그러던 중 예기치 않았던 곳에서 일이 터졌다. 당시에는 팀 업무 분장상 막내 직원이 팀 내의 모든 회계 및 비용처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신입 직원 역시 이러한 팀의 업무 분장 방침에 따라 회계처리 업무를 맡게 되었다. 그런데 업무 인수인계 과정 중에 선배 직원과 심각한 말다툼이 벌어졌다. 


문제의 상황은 이렇다. 

선배 曰, “똑같은 내용을 몇 번이나 알려줘야 하는 거야?” 

            "모르는 건 매뉴얼로 정리해두거나 메모라도 해둬야지!"


후배 變, “이게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핀잔을 주느냐!"

            "몇 번이라도 좀 물어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모르면 좀 친절하게 알려주면 되잖아!"

            "자꾸 면박을 주니 주눅 들어 일을 못하겠다!”

자신보다 나이 어린 선배에게 지적(?)을 받는 것이 내심 마음의 상처가 되었던 모양이다. 

본인 역시 배울 만큼 배웠고 꿀릴 것이 없는데 회계처리 업무가 얼마나 대단한 일이라고 텃세를 부리느냐며 말다툼은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신입직원은 무단결근 후 갑작스러운 사직 통보를 해왔다. 

팀원들 모두가 멘붕에 빠졌다. 그 이후의 일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상상이 될 것이다.


쌍방과실이긴 하나 초심자들이 기억해야 할 포인트는 있다. 

1) 나이의 많고 적음, 직급의 고하,  배움의 깊이를 떠나 초심자의 ‘겸손함’은 조직 적응에 도움이 된다.

2) 모든 업무는 단계를 거쳐 차근차근 배워나가야 하는 법이다. 

 일은 그 성격에 따라 크게 Strategy(전략), Operation(운영), Administraion(행정) 업무로 나뉜다.

입사 초기에는 대부분 행정처리 중심의 비교적 단순한 업무를 맡게 되어있다. 개인의 역량과 경험치에 따라 전략, 운영, 행정업무의 비중이 적절하게 조정이 된다. 대체적으로 주니어 시절에는 행정 혹은 운영 업무의 비중이 높지만, 시니어로 올라서면 전략 관련 업무의 비중이 커진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기획 업무를 맡는 경우는 드물다. 

 복사하기, 비용 처리하기, 은행/우체국 다녀오기 등의  업무들을 허드렛일이라 생각하면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복사기 주변을 서성거리더라도 복사할 자료 혹은 이면지 등을 통해 조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회계의 기본과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다면, 은행/우체국을 오가며 직장 주변의 동선을 파악하여 행사 혹은 회식 때 이를 활용할 수 있다면, 내가 하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 된다. 사업계획 혹은 인력운용계획과 같은 기획 업무라도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면 허드렛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 



3. 조직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조건


 “당분간은 특별한 일 없이 자리만 지켜도 별 문제없겠지?”

누구나 처음은 있게 마련이고, 실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고맙게도 신입 때 저지르는 실수의 대부분은 시행착오를 통한 배움의 과정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크게 실수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면책특권(?)을 악용해서도 곤란하다. 처음부터 지나치게 실수를 의식하는 것도 문제지만, 신입사원이라는 '프리미엄'을 단감 빼먹듯이 써먹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다. 직급과 연차가 높아질수록 평가의 허들은 자연스레 높아진다.

지금 실수하고 배우지 않으면 더 큰 실수를 하게 되어있다. 그때는 어느 누구도 내 실수를 이해해주지 않는다. 먼 훗날 엉덩이만 무거운 못난 직장 상사가 되고 싶지 않다면 지금 이 시기를 실패를 통한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상대방에게 가치 있는 것을 줄 수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라고 했다. 

나는 프로인가, 아마추어인가?
프로의 세계로 들어갈 준비가 되어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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