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드는 그날엔
당신의 오늘 하루가 힘들진 않았나요
나의 하루는 그저 그랬어요
괜찮은 척하기가 혹시 힘들었나요
난 그저 그냥 버틸만했어요
기댈 곳-싸이(PSY)
2019년 7월의 어느 날
괜찮은 척, 하루를 보낸 것 같다.
점점 애교가 늘어가는 아이를 보며 웃고, 점점 더워지는 날씨 덕에 많아진 빨래를 정리하고, 이것저것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해내며 오늘도 어제와 비슷한(?), 어쩌면 똑같은 하루를 보냈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면 참 여러 일들이 있었는데 내 마음 한편이 허전하다. 나의 역할을 다 해낸 하루인데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자꾸만 가라앉는다.
누군가 나의 열심을 몰라줘서가 아니라 그저, 정말 그저 "요즘 많이 힘들지?”라는 말 한마디가 나를 버티게 해 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날은 내 존재가 세상 속에 섞이지 못하고 녹아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누구도 나를 깊이 들여다보지 않고, 나는 계속 '누구의 아빠'라는 이름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조차 잊히는 것 같은 느낌.
마음속에 오래도록 맴도는 말,
오늘 밤, 이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나는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 외로움과 정면으로 맞설 용기가 없는 사람인 걸까?
아빠 육아 7개월 차였던 그날의 기록.
그날도 오늘도 어쩌면 같은 말, 같은 생각을 하는 똑같은 하루일지도 모르겠다.
그때도 지금도 나는 하루를 열심으로 채우며 살아간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늘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 허전함은 누군가의 인정이나 칭찬으로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마도,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본능적 감각일까? 아니면 ‘내가 지금 누구로 존재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일까?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내 외로움을 채워줄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걸까? 아니면, 그저 지금의 나를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오늘도 애썼어.”
“지금의 나도 충분해.”
“아무도 몰라주지 않아도,
나는 오늘의 나를 알아줄 수 있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면 해결될 수 있을까?
나는 어쩌면 너무 오랫동안 ‘잘하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그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감각을 모르는 사람인 것 같다.
그러니 이제부터 누군가의 인정보다 중요한 건 나 스스로가 나를 알아주는 용기라는 것을 마음속에 새기며 살고 싶다.
그렇게 살다 보면 누구도 나를 몰라주는 것 같은 날엔 내가 나를 알아주는 하루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언제부터 혼자 견디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