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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의 단점 5가지 (vs취업)

창업한 사람들은 어떤 어려움을 느낄까?

by 심규열

지난 글 1인창업의 10가지 장점 (vs취업)에 이어서 이번 글에서는 1인사업의 단점 5가지를 정리했다.


장점은 10개인데 단점은 왜 6개냐고?


내 성향이 취업보다는 창업에 더 잘 맞기 때문에 아무래도 장점이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각자 여러분만의 적성, 가치관, 목표를 생각해보면서 1인사업의 단점 5가지를 읽어보자.






1. 변변치 않은 직업

최근에 겪은 일이어서 가장 먼저 언급했다. 누군가를 만날 때, 특히 연애할 때, 상대방이 어떻게 먹고살고 있는지를 고려한다. 그리고 보통은 어디 회사 다니는지로 가늠한다. 미래 배우자 부모님이면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어떤 일 하세요?"라는 질문에 "네. 저 영어교육 관련해서 창업 운영 중이에요"라고 답한다면? 물어본 사람 입장에서는 어딘가 불명확함을 느낀다. 더군다나, 창업한 대부분은 영세업자이므로 상대방이 내 회사 이름을 들어봤을 리도 없다. 나 같은 경우 아직 이렇다 할 명함도 없다. 사무실조차 없다.


KakaoTalk_20211024_125928613_03.jpg 지니가다 있는 카페 빈자리가 내 사무실이다!


그러니 이 사람이 얼마나 버는지, 얼마나 안정적인지, 미래가 어떤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실제로 창업주 자신조차 초반에는 모른다. 그래서 소위 결혼시장에서 취업한 사람보다 불리하지 않을까 싶다.


나 같은 경우 여자 친구 부모님에게 인사드릴 때 PPT를 인쇄해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 향후 계획은 무엇인지, 만약 사업이 망할 경우 대비책은 무엇인지 설명을 드렸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자.


https://brunch.co.kr/@englishspeaking/240



2. 직장 동료가 없음

며칠 전 오랜 고시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 얘기를 그대로 따왔다. "너는 공감할 거야. 시험공부 자체가 힘들진 않아. 할만하지. 제일 힘든 건 매일 혼자 공부하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집에 간다는 거야"


정말 딱 내 얘기다. 백번 공감한다. 한두 달 정도야 혼자 일하는 게 좋을 수 있다. 그런데 3~4년 장기전으로 간다면? 그것도 앞으로 계속 그럴 거라면?


pexels-marcus-aurelius-4064230.jpg 평상시 딱 내모습이 아닌가 싶다


4년째 혼자 일하면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임을 몸소 느끼고 있다. 코로나로 한때 친구 2명과 같이 일했던 적이 있었는데 일종의 안정감을 크게 느꼈다. 일도 다르고 서로 바쁘니 업무 중에는 거의 얘기를 안 했었다. 그럼에도 아침에 "왔어~?", 일 중간에 "이거 먹을래?" 등 별다른 의미가 없는 대화조차에도 '함께 하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친구 같은 동료나 어떤 끈끈한 유대감을 말하고 있는 게 아니다. 내일 출근하면 누군가 인사할 사람이 있다는 사실, 내가 원하면 누군가에 말을 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혼자 글을 쓰고 있다. 오늘 퇴근 전에 커피 시킬 때 말고 말할 일이 있을까 싶다.



3. 내가 무조건 맞다고 생각할 수 있음

독재는 민주주의를 이길 수 없다.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조직으로 일하는 회사에서는 한 사람이 멍청한 결정을 해도 다른 사람들이 바로 잡아준다. 회의, 보고 체계의 순기능이다.


하지만 1인창업가는 대부분 혼자 의사 결정을 내린다. 자문, 컨설팅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잠깐일 뿐이다. 예를 들어보자. 내가 온라인 영어회화 프로그램을 새로 론칭하려고 했을 때다. 그때 기록이 아직 남아있어 가끔 살펴보면 '도대체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지?'라고 느낄 때가 많다.


pexels-george-becker-374918.jpg 누가 좀 틀렸다고 말 좀 해주세요!


당시에는 그렇게 가면 무조건 대박날줄 알았다. 내 경험, 내 느낌, 내 분석을 믿었었다. 지금 와서 보면 무료라도 안 할 정도로 최악이다. 다행히 그 당시 팀원분이 강경하게 뜯어말려서 생각을 고쳐먹을 수 있었었다.


스스로 인지를 못해서 그렇지 매일매일이 실수의 연속일 거다. 그리고 대부분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맞는 길로 갔었을 것이다. 나처럼 고집 센 사람은 1인창업시 이런 자기 확증편향이 강해질 수 있다.



4. 편히 쉬지 못함

경쟁자는 언젠간 나타난다. 확실하게 나타난다. 거의 독점하다 시 피한 메인 클래스 2개 모두 1년 만에 새로운 경쟁자에게 따라 잡혔다. 이에 따라 수강생도 현저하게 줄고 가격 경쟁까지 필요해졌다. 똑같이 가다가는 시장에서 잊히는 건 시간문제다.


그러니 휴가 가서도 모든 걸 다 잊고 마음 편히 쉬기가 쉽지 않다.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한때는 오히려 일을 안 할 때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 잘 때도, 꿈에서도 내일 처리해야 할 일 생각이 났었다. 가끔 일하다가 초조해지면 손을 덜덜 떨 때도 있었다.


pexels-johnmark-smith-296817.jpg 흠냐... 이거 하고 저거 하고... 근데 지금 이게 현실인가 꿈인가..?


사업이 잘되면 마냥 기쁠까? 비슷비슷하다. 기본적으로 더 빨리, 더 크게 성장시키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현 수업을 레벨별로 나누면 좋을 텐데, 탈잉에 구동사 수업도 열면 좋을 텐데, 유튜브에 영어 브이로그도 올리면 좋을 텐데, 전자책도 한 번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등 욕심에는 끝이 없다.


내가 하는 만큼 결과로 직결되기 때문에 더 그렇다. 좋게 말하면 동기부여지만 관리하지 못하면 집착, 중독으로 빠진다.



5. 비교적 큰 실패를 할 수도 있음

성장에도 끝이 없지만 나락에도 끝이 없다. 솔직히 나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큰 실패를 한 적이 없다. 추후에 <프리랜서에 대한 오해>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하겠지만 사업 위험도는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


회사에서는 당장 일을 잘 못해도 다음 월급, 다음 승진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1인 사업 시에는 지금 나태하거나 혹은 부지런해도 능력이 부족하다면 고스란히 결과가 나한테 돌아온다.


6.JPG 유튜브 국내파 영어회화


내 경우 큰 실패라 하면 유튜브다. 여태까지 올린 영상수만 거의 200개이다. 스크립트 작성, 촬영, 편집 그리고 유튜브를 성공하기 위한 교육까지 생각하면 엄청난 시간을 쏟아부었다. 편당 5시간, 시급 1만원으로만 계산해도 투자 자원이 1,000만원이다.


그런데 여태 구독자는 4,000명대에 광고 수익은 월 5만원도 안 나온다. 유튜브가 포화 상태여서가 아니다. 그냥 내가 중간에 나태했고 유튜브 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였다면 최저시급이 아니라 원래 월급으로 똑같이 받았겠지만 사업의 경우 철저히 시장이 평가한 보상밖에 못 받는다.






좀 다른 얘기지만 '치킨집이나 할까?' '유튜브나 할까?' '인플루언서나 할까?'가 아니다.


이미 여러분에게 알려진 사람들은 성공 중에 아주 큰 성공을 한 케이스다.


따라서 도전 의식과 나만의 전략을 가지고 '해내자! 해낸다!'라는 접근이 더 알맞다고 본다.


1인창업의 5가지 단점을 통해 왜 그런지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여러분이 직업을 선택할 때 피하고 싶은 단점은 무엇인가? 현재 일하고 있다면 자신이 극복해야 할 직업상 단점은 무엇인가?


댓글에서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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