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사업, 청년창업, 장사, 카페창업, 쇼핑몰창업 등등
창업에 대한 5가지 소문?을 정리해봤다.
1. 창업은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다.
2. 사업 아이템, 아이디어가 없어서 창업을 못한다.
3. 자본이 없어서 못한다.
4. 창업은 위험하고 불안정하다.
5. 실패하면 빚더미에 오른다.
무엇이 진실이고 오해일까?
4년째 창업 중인 글쓴이한테 직접 들어보자!
창업하면 페이스북부터 떠오른다. 국내에서는 배달의 민족이 있다. 모두 대표적인 스타트업 성공 사례다. 그러나 이들은 상위 극소수로 전체 창업을 잘 대표하지 못한다. 취업을 논할 때 일반 사원이 아닌 고위급 임원을 상상하는 일과 같다. 일반적 창업의 평균과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바로 이런 '창업 = 큰 성공' 인식 때문에 창업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거 같다. 창업이라 함은 무언가 큰 자본이 필요하고, 많은 준비가 돼있어야 하고, 특별한 지식이나 경험이 있어야만 시작할 수 있다고 여긴다.
군고구마 장사는 창업이라 부르기에 무언가 한참 부족해 보인다. 제대로, 누구나 인정해주는 큰 사업이 아니면 창업을 시작하는 의미가 있을까 싶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일수록 기대치가 높아 오히려 창업가 멀어지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나를 포함하여 대다수 창업은 영세업이다.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는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 직장에서 사장보다는 사원이 훨씬 많은 것과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소규모 자영업이야 말로 창업의 평균이다.
나아가, 큰 사업을 하더라도 처음에는 누구나 다 영세업으로 시작하는 게 맞다. 작은 것부터 직접 기획부터 판매까지 경험해봐야 큰 사업도 제대로 일궈나갈 수 있다. 페이스북조차 마찬가지였다.
스스로 사업을 일으키고 운영한다는 점에서 군고구마 장사도, 치킨집도, 동네 PC방도 모두 창업이다. 모든 의사 결정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며 그에 따른 이익과 책임도 모두 고스란히 본인한테 돌아온다. 본인 능력에 따라서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누구는 1년도 안돼서 맥주집을 폐업하는 거 하면 누구는 프랜차이즈 등록에 다른 업종으로 까지 사업을 확장한다.
창업은 규모에 상관없이 내가 사장이면 모두 창업이다.
예전에 창업 경진대회에 참가하여 접을 수 있는 하이힐을 아이템으로 잡았었다. 그런데 관련 특허를 검색해보니 이미 페이지가 끝도 없을 만큼 유사 특허가 존재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나만의 아이디어, 나만의 사업아이템 같은 건 없다. 무엇을 떠올려도 '이미 있지 않아?'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창업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의 싸움이다. 누구나 뻔하고 비슷한 아이디어, 아이템으로 시작한다. 다만, 이를 어떻게 구현하는 가에서 차이가 갈린다. 내 창업을 예로 들어보자. 나의 아이디어는 '효과적인 영어회화 콘텐츠를 제공하자'였다. 뻔하고 뻔한 아이디어다. 문제는 이걸 어떻게 가공하고 현실화시키느냐이다.
차별화 요소는 수없이 많다. 경쟁 업체는 그냥 자료만 주더라. 그럼 나는 자료에 더해 피드백도 같이 해주면 된다. 그런데 찾다 보니 A사도 피드백을 주고 있었다. 그럼 나는 피드백에 더해 출석 관리까지 해주면 된다. A마케팅에 있어서 B사는 인스타에서 미드를 핵심으로 광고하고 있더라. 그럼 나는 네이버에서 영드를 포인트로 공고하면 된다.
이렇게 하다 보면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지만 막상 까 보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상품이 만들어진다. 영어 교육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라는데 (그렇지 않은 시장이 있을까?) 내가 느끼기엔 아니다. 아직 틈새시장은 수없이 많고 이미 경쟁 업체가 먹은 파이도 얼마든지 차별화를 통해 뺏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사업 아이템은 하면서 어차피 바뀐다. 나 같은 경우 초창기에는 원데이클래스를 확장하는 게 최종 목표였는데 지금은 1:1 온라인 영어회화 규모를 늘리는 게 더 큰 목표다. 인스타, 배달의 민족 역시 초기 모델은 지금과 달라도 한참 달랐다.
지금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가 시장에 먹힐지 안 먹힐지는 해보기 전까지는 모른다. 이 말도 어찌 보면 틀렸다. 처음부터 되는 아이템, 안 되는 아이템은 없다. 창업은 초창기 아이템을 어떻게든 성공시키는 것이다. 어느 날 아이어가 짠하고 생기지 않는다. 아이디어는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이다. 완성된 아이디어 같은 건 없다.
창업은 아이디어, 아이템이 아니라 구현의 싸움이다.
최소한 지식 창업에 한해서는 절대 아니다. 나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말 그대로 0원이었다. 강의 PPT, 영어 학습 자료 모두 내 머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고정 비용이 거의 0원에 가깝다. 굳이 따지자면 플랫폼 결제 수수료가 있긴 하지만 수익이 발생하고 나서 붙는 거기 때문에 사실상 내 돈은 하나도 안 쓴다.
유형 상품의 경우는 어떨까? 자본이 없으면 없는 대로 시작하면 된다. 구매대행이 대표적인 예이다. 자신이 팔고 싶은 상품을 먼저 사입하지 않는다. 주문이 들어오면 거기에 맞춰 사입을 하므로 실질적으로 내 자본은 필요가 없다.
텀블벅, 와디즈 등에서 가능한 크라우드 펀딩도 마찬가지다. 무언가 돈을 투자해 만들어 팔기 전에 수요조사부터 한다. 잠재 고객들에게 팔고자 하는 상품&서비스가 무엇인지, 장점은 무엇인지, 가격은 얼마인지, 왜 만들었는지를 먼저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드는 비용은? 역시 0원이다.
설령, 여유 자금이 있더라도 처음에는 돈을 쓸 필요가 없다. 세팅 작업을 먼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만든 액세서리를 팔고 싶다고 치자. 매장 오픈이 먼저가 아니다. 본인 상품을 홍보할 블로그를 만들어야 한다. 당연히 인스타도 만들어야 한다. 사실 이 2개만 하더라도 유입수를 늘리려면 상당한 시간과 배움이 필요하다.
말을 잘한다면 액세서리를 주제로 유튜브를 찍을 수도 있다. 정보 공유를 위해 액세서리 창업자 네트워크를 키울 수도 있다. 모두 그렇다 할 비용이 들지 않으며 어쨌거나 오픈해서도 진행해야 하는 일들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오픈하고 기본 세팅을 만들어 가려면 늦다. 매장 관리하느라 시간 내기 어렵고 월세는 또 월세대로 나가기 때문이다.
무자본으로 할 수 있는 창업은 널렸으며 어차피 처음에는 무자본인 기본 세팅부터 해야 한다.
취업의 최대 장점은 안정적인 수입과 고용 보장이다. 그렇다면 사람들 말대로, 사업을 하면 월수입이 불안정하고 갑자기 망할 수도 있을까?
강조하고 싶은 것 중에 하나가 수입 안정성과 사업 존속성은 고정값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사장이 어떻게 사업을 유지 및 발 전하는 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종속 값이다. 내 영어 교육 사업을 예로 들어 보겠다.
현재 온라인 영어 과외를 받고 있는 사람이 10명이라 치자. 그런데 욕심이 나서 10명을 추가로 더 받고 싶다. 다음과 같은 선택을 고려할 수 있다. 10명을 더 받기 위해,
1. 브런치 글쓰기를 포기해서 추가 시간을 확보한다
2. 내 돈으로 보조 튜터 1명을 고용한다.
3. 내 돈이 없다면 대출을 받아 보조 튜터 1명을 고용한다.
만약 1번을 선택한다면 당장에 월급은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위험도가 증가한다. 왜냐하면, 브런치에 글을 꾸준히 올려야 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 것이고 더 많은 잠재 고객이 내 수업을 들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2번을 선택한다면 브런치도 키우면서 수익 증가까지 꾀할 수 있다. 그러나 만에 하나 갑자기 수업 수요가 크게 줄어든다면 고용비가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 아니면 보조 튜터가 개인 사정으로 일을 그만뒀을 때 대책도 없다.
특히 초창기에 3번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수업을 빠르게 키우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공격적 사업 운영이다. 그러나 그만큼 위험하다. 만약에 수강생이 줄어서 보조 튜터 월급도 못주고 나아가 대출금 상환도 어려워진다면?
현재 나는 4번 전략을 택하고 있다. 즉, 단기 수익은 줄더라도 오히려 수강생 수를 줄이고 있다. 대신, 남는 시간을 유튜브, 블로그 등 당장에는 돈이 안되지만 미래 안정성에 기여하는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맞고 틀린 게 아니다. 공격적으로 빨리 키우는 거보다 조심조심 천천히 키우는 방향이 내 성향에 더 맞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보수적 운영 관점에서 사업 위험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는 많다.
사무실과 외주를 전혀 쓰지 않아 고정비를 낮춘다
외부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사이트를 발전시킨다
유료 광고보다는 콘텐츠 제작을 통한 자연 유입을 추구한다.
비용이 크게 들어가는 사업의 경우 우회해서 시도한다. Ex) 돈을 들여 앱을 만드는 대신에 먼저 카톡 등 대체 수단으로 아이디어를 시험해본다
가급적 모든 업무를 배워 놓아서 독립성을 키운다
창업의 위험도는 고정값이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종속 값이다.
이 얘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나는 최대한 안정적으로 운영하자 주의이기에 공감이 1도 안된다. 게다가, 나는 뭘 하든 돈이 안 드는 지식창업이기에 더욱 그런 것 같다.
초창기에 야심 차게 영어회화 학습법 원데이클래스를 오픈했다. 그런데 1명도 안 왔었다. 그런데 이게 원데이클래스가 아니라 만약 몇억씩 들어가는 음식점이나 술집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계속 비슷한 맥락이지만, 설령 자신이 자본이 크게 들어가는 음식점을 열고 싶더라도 처음부터 내 점포를 열어선 안된다. 내 점포가 없더라도 내 음식은 블로그나 인스타에서 얼만든지 예쁘게 홍보할 수 있다. (없다면 찾아내면 된다)
최근에는 공유 주방 개념도 생기지 않았는가? 처음부터 올인해서 자기 식당을 차리기 이전에, 공유 주방에서 배달 음식으로만 테스테 해보는 게 더 현명하다. 경험과 배움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만에 하나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이 망하더라도 난 잃을 게 없다. 고정비가 거의 0에 가깝기 때문이다. 투자한 돈 같은 거도 없다. 오히려, 학교나 책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먹고사는 법을 배운데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길은 얼마든지 있다. 여태껏 영어사업을 해오면서 많은 제안을 받았었다. 뭐긴 뭐라도 찾아주는 사람이 있으니 나중에 굶어 죽지는 않겠다고 느꼈었다. 무엇보다 무언가 사고파는 경험을 제대로 했기 때문에 영어 사업이 망하면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 수도 있다.
옛날 얘기다. 특히, 지식창업의 경우 망해도 잃을 게 없다. 만에 하나 망한다 해도 배운 노하우로 다른 일을 쉽게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