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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옅은발자국 Aug 24. 2022

맛있어지는 시간, 숙성

유레카에 이르는 길

고객의 필요와 요구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나면 이제 터널을 지나야 한다. 언제 터널의 끝 광명을 볼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건 참~ 고무줄이다!

새로운 상품기획이 시작하는 시점에서 그간의 지식과 경험을 갖고 나온 아이디어가 있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때는 something new를 찾는데 꼬박 1년이 걸리기도 했다.


프로세스가 있다고 해서 꼭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프로젝트라는 것이 기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뭔가 결과물을 나와야 하는 마감이 다가올수록 참 괴롭다. 물론 마감의 압박 속에 엄청난 집중을 하기도 하지만…



어떻게 하면 더 기발한 상품을 기획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창의력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져 한동안 창의력에 대한 책, 강연들을 찾아서 읽고 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 정재승 교수의 “창의적인 리더의 뇌”라는 강의를 들었었다. 여러 가지 창의력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뇌과학자로 창의력이 발휘할 때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Nature 학술지에 거재된 “The Brain Dictionary”라는 연구 내용이 있는데, 사람의 뇌에 단어가 저장되는 위치를 연구한 내용이다. 어떤 단어를 인식할 때 뇌의 어떤 부분이 반응하는지 스캔을 해서 뇌에 단어 지도를 만든 것이다.


보통 자주 쓰는 단어 끼리 신호를 주고받는 일이 많고 이에 효율적인 방식으로 저장을 한다고 하는데, 여기에 창의적인 사람들이 창의적 작업을 할 때 뇌를 스캔해보니 평상시 주고받는 단어들이 아니라 잘 신호를 주고받지 않았던 단어들과 신호를 주고받더라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평소와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야장천 보는 스펙이나 같은 제품군의 타사 모델에서는 새로울 것이 없다!


내 경우 몇 가지 사례는 커피머신을 보면서 공기청정기 컨셉을 가져온 경우도 있고, 스피커를 보면서 인사이트를 얻은 적도 있고, 반도체 공장에서 차용해 온 적도 있다.


다른 것을 살펴보는 활동을 통해서 단초를 찾을 수 있지만, 프로젝트라는 기한에 매몰되면 이런 활동을 해 보려는 마름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


상품기획이라는 직업병일 수도 있지만 상품기획자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면 머리에 항상 그 문제가 세팅되어 있다. 인식하던 인식하지 않던 해법에 대한 탐색이 돌아간다.


그리고 숙성이라는 시간 동안 무언가 다른 것을 보다가 “유래카”라는 연결이 되는 것 같다.


경험이 많고 이런 훈련이 많이 된 사람은 조금 더 빨리 오고 그렇지 않으면 오래 걸리는데, 이 기다림의 미학을 이해해 주어야 더 참신한 제품이 나올 수 있다.


끝으로 앞서 말한 강연의 마지막 문장을 소개한다.

혁신은 계획되지 않는다.
나중에 설명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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