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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옅은발자국 Oct 03. 2022

더 빠른 말

혁신의 딜레마

포드(Ford)를 설립한 헬린포드는 이런 말을 했다.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시장 조사를 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사람들이 저에게 저렴한 자동차를 원한다고 이야기했을까요?
아닙니다. 사람들은 분명 자동차가 아닌
더 빠른 말을 원한다고 이야기했을 겁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시장조사를 선호하지 않았고 소비자들에게 물어서는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기획하지 못했을 것이다. 혁신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어 그 부분에 한 자를 더하기보다는 혁신을 대하는 태도를 이야기해보고 싶다.


많은 기업들이 더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려고 하는 바람에는 더 많은 매출에 대한 기대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정말 혁신적인 제품이 더 많은 매출을 가져다줄까? 정말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먼저 애플의 아이폰 판매를 한번 살펴봐 보자


1세대 아이폰 610만 대, 아이폰 3G 1천500만 대, 아이폰 3GS 3천10만 대, 아이폰4 9천480만 대, 아이폰4S 9천810만 대, 아이폰5 1억 4천340만 대, 아이폰 5S와 5C 1억 6천370만 대, 아이폰 6과 6플러스 2억 2천240만 대로 추정됐다.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제품군을 만든 1세대 아이폰은 1천만 대도 되지 못했다. 그리고 신제품이 1억 대 돌파는 6세대 제품은 아이폰 5가 되어서야 이루어진다. 지금은 예약판매만으로 천만 대 판매가 되는 모습과는 참 대조적이다. 아이폰은 초기 세대 일 수도록 혁신적이다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고 최근으로 올 수록 혁신보다는 개선이다는 평판뿐 아니라 안드로이드폰에 이미 반영된 부분이 이제야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이폰의 판매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아직 접는 폰도 아닌데…


단기적 관점에서 보면 혁신성과 판매량은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아니 도리어 반비례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회사에서는 성과가 빨리 나타나기를 바라고 시장에 혁신 적인 제품을 선보이면 그럴 수 있을 꺼라 기대하지만 현실이 정말 그런지 혹시 인식과 현실에서 착시가 있는지 한번 다시 보기를 바란다.


스마트폰만 그랬을까?


의류관리기가 처음 나왔을 때 초기 모델은 얼마나 팔렸을까?

디지털카메라가 처음 나왔을 때 초기 모델은 얼마나 팔렸을까?

휴대전화가 처음 나왔을 때는, 개인형 컴퓨터 PC가 처음 나왔을 때는, TV가 처음 나왔을 때는, 세탁기가 처음 나왔을 때는....


굳이 수치를 말하지 않더라도 초기에 판매수량은 미미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혁신적인 제품일수록 생소한 이 제품에 대한 시장에서 고객들이 받아들이는 시간이 걸린다. 그러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성공하더라도 시장 도입기의 판매량은 당연히 시장 성장기의 판매량보다 적다. 판매 성과만을 목표로 하거나 빠른 성과에 대한 조급한 문화가 있는 기업이라면 차라리 First Mover 보다는 Fast Follower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것이 더 위험성도 적고 단기적으로 효율도 좋다.


혁신은 더 긴 호흡으로 미래를 보면서 가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M/S가 어느 기업이 1위이든, 스마트폰의 시장을 만든 것은 애플이라고 모두 알고 있고 의류관리기라는 새로운 제품군을 누가 창조했는지 모두 알고 있다. 이런 브랜드 자산은 얻을 수 있지만, 혁신을 하면서 더 긴 Road map을 준비하지 못하면, 혁신의 성과를 온연히 맛보지 못하고 쉽게 Fast Follower들과 나누거나 빼앗 길 수도 있다. 코닥처럼...


상품기획자는 새로운 제품에 얼마나 새로운 것을 입혀야 하나를 생각할 때 상품기획은 콘셉트를 상품화라는 실현이 미션이므로 현실적인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먼저는 자신의 역량이다. 혁신은 변화를 말하고 변화는 저항을 수반한다. 이 파도를 넘어 가는 데에는 경영진의 지원과 응원을 얻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그보다는 상품기획자의 역량이 더 중요하다. 파도타기를 처음 하는 사람이 큰 파도에서 멋지게 서핑을 하고 싶은 마음이야 크겠지만, 처음부터 그런 파도를 탈 수 없는 것처럼, 상품기획자도 역량에 따라 자신이 충분히 탈 수 있는 파도의 크기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전 파도에 비해 조금 더 높은 파도에 도전하면서 큰 파도에 도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파도에 묻히고 만다.


그리고 두 번째는 회사의 상황이다. 회사가 혁신을 이야기하면서 성과에 조급하거나 혁신에 대한 현실적 이해가 부족하다면, 더 혁신적인 상품을 기획하기보다는 덜 혁신적이지만 더 성과를 높이는 부분을 탐색하면서 상품기획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First Mover가 아닌 Fast Follower로 기준 새로운 제품에 가장 아쉬운 한 가지만 더 더하자. 다이슨의 무선청소기에서 거치대가 아쉬웠던 거처럼…


그래도 세상에 없던 상품을 기획해 보리라는 개인적 동기가 있는데, 회사는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Take another chance
by changing a b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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