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더딤으로

일 년에 겨우 두 뼘, 사랑은 그래도 자라는 걸

by 차렷 경래

나무의 더딤으로

김경래

마당의 세다 나무는
겨우 일 년에 두 뼘 자란다

기다림이란
크지 않는 듯 자라는 일이야

자라고 있는 것을 보고 싶다면
날카롭게 키 재는 푸른 잎새 안에서
그나마 나를 알아주었으면 해

내 안에 그대가 자라지 않는 듯 자란다
답답한 시간으로 물 주어도
겨우 몇 뺌은 참 야속하잖아

가슴에 물든 빨간 장밋빛과
눈가에 맺힌 물방울 조각에서
매일 내 사랑을 진단해봐
그렇게 내가 보고 있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해.

이전 13화눈꽃의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