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는 일

그대와 빗물과 커피와 향, 그것들이 분간키 힘든 시간이 있다

by 차렷 경래

커피를 마시는 일

김경래

빗물을 받아놓고
한잔하자고 사람을 초청했다
친구는 빗물을 커피로 알고 마셨다

사랑을 하자고 여인을 만났다
가슴 웅덩이엔 빗물이 가득한데
그녀는 내 속의 커피 향을 보고 있었다

맹물에 커피를 타면
이 맛도 저 맛도 아니지만
커피에 맹물을 타면
싱겁지만 커피다

내 사랑도
맹물을 커피로 보는
애당초 커피 마시는 여인의 몫이다
이미 내게 있는 커피의 찌꺼기는
향기를 담은 화려한 흔적이랬다

사랑이라 치장해놓곤
맹물 위에 커피 한잔 타는 사람은
단연코 바닥에 구르는 커피 향을
보려 하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려다 사랑을 느끼거든
밑거름 같은 커피 향을 찾아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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