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 개그맨 부부의 육아 일상을 공유하는 SNS이 종종 올라오는데 과거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분명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유쾌하게 그 상황을 풀어내는 글과 사진을 보니 오히려 내가 더 힘을 받고 응원을 받는 기분까지 든다. 정말 멋진 부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육아를 먼저 한 사람으로서 힘내라는 응원과 함께'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라는 생각이 동시에 떠오르는 나는 천사인가 악마인가. 나도 모르게 구구절절 쓰다가 이내 싹 다 지우고 힘내라는 응원만 남겼다. 미리 안다고 해서 생각대로 되지 않은 게 육아이기에 차라리 그때그때 방법을 찾는 것이 정신 건강에 더 좋다.
매일매일 크고 작은 일들로 내 목소리가 올라갔다 내려가고 아이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내려간다. 그래도 잠들기 전엔 항상 서로 꼭 안는다. 나는 아이의 팔과 다리를 가볍게 주물러주고 엉덩이와 등을 토닥여 주고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볼에 입맞춤을 한다. 아이는 내 볼을 쓰다듬고 자신의 볼을 대어 비비고 찐하게 뽀뽀를 해 준다. 그리고 내 귓불을 만지작 거리거나 등을 긁어달라 하고는 잠이 든다.
아이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음을 느낀다. 혼을 내도 금세 웃으며 내게 다가오는 아이, 여전히 엄마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아이를 어떻게 미워할 수 있을까? 요즘에는 '엄마는 나에게 화만 낸다'라는 내용의 노래를 지어 부르는데 신나는 멜로디에 춤을 추며 부르니 이거 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짓궂은 표정을 보니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살짝 걱정도 솔솔 올라온다. 아이에게 화내지 않고 조곤 조곤 이야기해 주고 싶은 마음은 분명 있는데 왜 이렇게 행동으로 하기까지가 어려운 지 모르겠다. 육아에 대한 다짐은 매번 작심삼일이 되기 일쑤다. 이런 나 자신이 때로는 실망스럽고 괴로웠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나를 다그치지 않으려고 한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자 한다. 어른의 기준이 아닌 아이의 기준에서 생각해보려고 한다. 아이는 나와 다른 존재이며(그러므로 동일시해서는 안되며) 아직 미성숙하기에 아이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러한 행동들을 할 수밖에 없음을 무의식적으로도 인지하려고 애써 보고자 한다.
훈육을 하기 전 아이의 행동이 정말 잘못되거나 위험한 행동이었는지 아니면 내가 그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인지를 먼저 생각하려고 한다. 훈육은 분명 아이를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고자 함이지 내가 편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님을 인지하고 또 인지하고자 한다(그러기 위해 나는 집안 잘 보이는 곳에 포스트잇으로 붙여놓고 매일 읽는다). 그럼에도 예전 모습이 나오고 목소리가 커지는 나이지만 '그 꼴을 견뎌내고 천 번 만 번 가르치며 아이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던 오은영 박사님의 말씀을 머릿속에 매일 새기며 하루를 시작하려 한다.
육아를 하며 생겨나는 고충이 생길 때면 육아 관련 책을 뒤져보며 답을 찾아볼 것이다. 육아에 관련된 전문가의 강의도 들어볼 것이다. 오늘 하루 어땠냐는 남편에게 여러 감정들로 뒤덮였던 나의 하루를 이야기하며 응원과 지지를 받을 것이다. 크리스천으로서 기도를 하며 스스로도 마음을 다잡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엄마로서 남편과 아이와 함께 살아갈 것이다.
오늘도 고군분투할 수많은 '나'들도 잘 해낼 거라 믿는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