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위해 준비한 불렛저널에 한 주간의 일정을 적으며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의 반납일을 확인하며 기록으로 남기던 중 도서관에서 카톡 알림이 날아왔다. 상호대차 신청한 책이 내가 지정한 도서관에 도착했다는 알림이었다. 예정에 없던 일이었지만 바로 옷을 챙겨 입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최근 상호대차 서비스를 종종 이용하고 있다.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에도 잘 빌려보고 있지만 어린이 도서관이다 보니 다른 도서관에 비해 성인 도서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그래도 나는 집 옆에 도서관이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직접 가서 빌려보면 연장도 가능하니 더 좋겠지만(내가 사는 곳에서는 상호대차 서비스를 이용하여 책을 빌릴 경우, 연장을 할 수 없다) 먼 거리를 가기에는 여러모로 제약이 따른다. 그런 나에게 '상호대차 서비스'는 가뭄에 내리는 단비 같은 존재다.
이왕 온 김에 신중하게 도서관을 둘러보고 2권의 책과 함께 신청한 책 1권을 빌렸다. 얼핏 상호대차 서비스를 통해 온 책들이 꽂혀있는 책장을 보니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얼굴을 알 수는 없지만 나와 같은 마음으로 책을 빌리고 읽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니 반가웠다.
북러버인 나에게 상호대차 서비스 알림 카톡은 통장에 월급이 들어왔음을 알려주는 은행 알림 문자만큼이나 중요하고 기다리던 구입 물품이 도착했다는 택배 기사님의 알림 문자만큼이나 반갑다. 이런 제도를 최초로 만들어 준 분께 넙죽 절하고 싶은 마음이다. 분명 그분도 북러버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이 일련의 과정에서 수고해 주시는 사서 선생님과 운송 담당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해본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지만 대충 어떻게 진행될지 상상만 해도 여러 단계를 거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우선 사서가 신청된 책을 직접 찾아서 가져온 후 사용자와 지정된 도서관을 확인하여 그곳으로 보낼 준비를 할 것이다. 운송 담당자는 그 책들을 전달받아 지정 도서관에 보내면 그 도서관의 사서는 확인 후 사용자에게 알림 카톡을 보낼 것이다. 대략 이런 과정들을 거쳐야만 책이 내게 오고 덕분에 나는 편하게 책을 빌려 읽고 반납을 하니 감사한 마음이다.
폴폴 내려오는 눈송이와 급격하게 추워진 공기가 살갗을 파고들었지만 내 손에 들려진 책 3권 덕분에 아랑곳하지 않고 씩씩하게 걸었다. 올 한 해에도 상호대차 서비스를 만나게 될 책들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