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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케치 Apr 20. 2019

연봉이 동결된 살리에리입니다

경기 순환


외국계 기업은 2분기에, 국내 기업은 대부분 연말에 인사고과 즉 한해 성과를 평가합니다. 그리고 평가결과에 따라 직위 상승과 연봉 등이 결정되곤 하죠.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웃고 다른 누군가는 웁니다. 참고로 D를 받으면 연봉이 삭감되는 기업도 많으니 너무 슬퍼하지는 마세요.

인스타그램 좋아요에 민감한 우리는 조직이란 관계에서조차 좋아요를 받고자 노력합니다. 밤낮, 평일 주말, 회사 집 구분 없이 일에 빠져 살죠. 퇴근길에 어학을 배우거나 가죽공예 클래스에도 참가합니다. 또한 자기 계발 서적 한 두 권을 챙겨 읽기도 하죠. 그 덕에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항상 자기 계발 분야 서적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죠. 성과주의 사회가 지닌 슬픈 단면이라 생각합니다. 방향 없는 삶에서 인사 평가는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사회에서 고과는 경영자와 인사 평가자의 혈연, 지연, 학연 등 다양한 요소로 사실 노력해도 부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창피해할 이유도, 자존감이 떨어질 이유도 없습니다. 그대 노력이 결코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매번 이러한 상담을 요청하는 청춘에게 말하는데요. 회사나 조직에서 인정받고자 노력하기보다는 업계에서 평가받겠다는 생각으로 삶의 방향을 바꿔보길 권합니다. 사내 여러 정치적 관계를 벗어나 업계는, 적어도 정의로운 시장은 보다 객관적으로 청춘을 평가할 테니까요. 또한 업계에서 인정받게 되면 자연스레 회사도 청춘을 인정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 삶의 시선을 조금만 바꿔 봅시다.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높은 성과를 올리는 생산적인 사람이 되는 길은 오직 지속적인 관리와 노력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메일경제포럼에 이승엽 선수도 자기 관리와 노력만이 성과나 꿈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니 절대 운이 없다고, 노력해도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저 지금은 성공의 한 과정에서 서있다고 생각합시다.


폐간한 맨즈헬스 잡지가 얼마 전에 부활했는데요. 경제학적으로는 경기 침체로 야기한 립스틱 효과로 봅니다. 그러나 오늘날 얼짱이 아니라 몸짱 열풍은 단순히 선호 대상의 변화로만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보이지 않는 청춘이란 손이 만들어낸 사회 트렌드가 아닐는지요. 이미 주어진 선천적 결과보다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진 정의로운 결과를 오늘날 청춘은 선호하니까요. 연극 아마데우스에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지만 끝내 감동적인 음악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살리에르와 대충 살지만 타고난 재능으로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너무나도 쉽게 작곡하는 모차르트가 나옵니다. 모차르트에게 살리에르가 느꼈을 자괴감에 공감하는 우리이기에 더더욱 정의로운 결과로 비롯된 산출물에 열광하는 것이겠지요.


오늘날 청춘이라면 누구나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세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 몸 근력입니다. 헬스장 혹은 홈트를 통해 청춘 누구나 운동하고 식단 관리하면 모두가 부러워할 멋진 몸을 만들 수 있습니다. 둘, 마음 근력인데요. 브런치 매거진을 구독하거나 지하철 역 빅이슈 잡지를 구매해 우리 모두는 그늘지지 않는 마음을 만들고 또한 키울 수가 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경제 근력입니다. 경제적 자유 역시 노력하면 누구나 찾을 수 있습니다. 신이 하사하는 특별한 재주와 능력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배경도 학력도 자격증도 요구되지 않죠. 그저 성실히 돈을 모으고 투자하다 보면 오늘날 누구나 탄탄한 경제 근력과 자유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회사원이 성과를 평가받듯이 대한민국 국가 역시 경기 상황을 평가받습니다. 경제 성장률이 2점 대니 매년 고과가 C 였겠네요. 조세부담으로 야기된 내수 경기 침체로 촉발했거나, 브렉시트 등 다양한 세계 경제변수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이거나, 어쨌거나 국가도 평가가 나쁘니 이직처럼 이민을 가야 할지 고민해야 할까요. 아마도 청춘 대부분 이런 고민은 생각조차 않으실 겁니다.

경기란 사전적으로 한 국가의 총체적 경제활동을 말하는데요. 몸 상태에 따라 체온이 오르고 내리는 활동과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서 투자, 생산, 소비, 저축 등 경제활동이 많아지면 경기는 오르게 됩니다. 반대 상황이라면 내린다. 위축된다. 좋지 않다고 이야기하겠죠. 여기서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근력에 비해서 운동을 너무 과하게 하면 다음 날 알이 배기잖아요. 마찬가지로 경제능력 이상으로 과하게 활동되면 과열되었다고 평가합니다. 이러한 경기변동은 국민생활 전반에 걸쳐 파급되는데요. 대체로 국가는 경기가 회복되도록 건설이나 토목 수주를 늘립니다. 설비 투자로 사회 생산을 증대시키고 다시금 고용 증가로 이어지도록 하죠. 고용이 늘면 가계 소득이 증가하고 이는 다시 소비 증가로 나타나곤 합니다.


경기는 확장되었다가 후퇴하고 수축되다 회복하고 다시 확장합니다. 이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변동하죠. 마치 주식의 Cycle처럼 말이죠. 경기가 나아지면 어느 순간 정점에 이릅니다. 그 이후 경제활동이 점차 둔화되면서 하강하죠. 그러다 저점에 도달하면 변곡점을 만들고 반전합니다. 이를 주기 즉 Cycle이라고 말하는데요. 우리는 이를 경기 순환이라고 쉽게 표현하곤 합니다. 일련의 순환과정은 크게 2단계로 구분되는데요. 저점에서 정점까지를 확장, 정점에서 저점까지를 수축이라고 부릅니다.

 

2019년 우리 경제는 후퇴기를 지나서 수축기에 와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곧 어려운 시기를 지나 바닥을 단단히 잡아 회복기를 맞이하고 언젠가는 확장기로 비상하겠죠. 이러한 경제 순환처럼 낮은 인사고과를 저점으로 생각하시고 변곡점을 만들어 저점에서 정점까지를 다시금 삶을 확장해 봅시다.


멈춰있지 않고 끊임없이 유동하는 경기는 좋아지다 나빠지는 상승과 하강 국면을 되풀이하면서 결국 우상향 하지요. 청춘의 삶도 그렇습니다. 반듯하게 앞만을 보고 걸어왔다고 생각했지만 뒤 돌아보면 많이 굽이져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시금 한 발을 땅에서 뗄 것입니다. 그렇게 오늘도 한 걸음 나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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