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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연철 Jan 08. 2024

스마일게임, 연상단어 말하기

말놀이로 시작해보세요 (13)

초성퀴즈, 많이 (해) 보셨죠! 영화, ‘나랏말싸미’에서는, 한 궁녀를 마음에 담은 스님이 흙바닥에 ‘ㅂㄱㅅㄷ’라고 적습니다. 그때 다른 스님이 다가와 “그렇게 보고 잡냐?”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아니거든! ‘보기 싫다’거든!”이라고 답합니다.

          

영화, ‘나랏말싸미’의 한 장면

   

영화, ‘극한직업’에서는 형사가 범인 이름을 알리는 초성을 보냅니다. 급박한 상황이라 초성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ㅇㅁㅂ” 그런데 아리송합니다. 문자를 받은 동료형사가 추측해 봅니다. “이모부?” “이명박?” 범인 이름은 ‘이무배’였습니다.


영화, ‘극한직업’의 한 장면


초성퀴즈는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다음에 소개할 ‘스마일게임’은 초성퀴즈의 응용 편입니다.   

         

⑨ 스마일게임     


스마일게임은 술래가 미리 생각한 단어를 알아맞히는 놀이입니다. 화이트보드 등에 상단에 모든 자음을 적고, 계단과 스마일, 그리고 괴물을 그려 넣으면 준비가 끝납니다. 초성에 해당하는 자음을 추측해 보는 놀이로 시작합니다. 추측이 틀릴 때마다 스마일이 한 계단씩 아래로 내려가야 합니다. 계단 끝에는 스마일을 잡아먹기 위해 괴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괴물 대신 상어도 좋고 악어도 좋습니다. 오답을 말할 때마다, 괴물의 표정이 더 험상궂게 변하고 스마일은 울상으로 변합니다. (선생님이나 부모가 그림을 그려줘야 하는 부담이 있긴 합니다만 그림을 잘 그릴 필요는 없습니다.) 


마지막 계단에 도달하기 전에 모든 자음을 맞추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초성퀴즈가 시작됩니다. 


다른 게임 요소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괴물이 아이템을 하나씩 가지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초성 하나를 맞힐 때마다 스마일 또한 아이템을 가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초성을 맞힐 때마다 괴물의 이빨, 눈, 손 등을 하나씩 지워가는 방식도 재미있습니다(박수미 선생님 학급 현아의 아이디어). 처음 시작할 때는 교사가 그려줄 수 있지만, 놀이에 익숙해지면, 개인용 소형 화이트보드를 마련해 주고 아이들 스스로 그림을 그려가며 소집단으로 놀이하면 됩니다.  

      

스마일게임 (이지은 선생님)

    


스마일게임은 초성과 음절 수(글자 수)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놀이입니다. 그런데 그건 스마일게임의 장점이지만 단점이기도 합니다. 초성과 음절 수에 대해 알지 못하면 게임을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초성만으로는 글자를 유추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스마일게임의 규칙을 살짝 바꿔서, 초성을 채우면 글자 전체를 음절 단위로 공개하고 교사가 읽어줄 수도 있습니다(박수미 선생님 아이디어).     


스마일이 괴물에게 잡아먹히기 전에 정답을 말하는 게 이 놀이의 목표입니다. 그런데 만약 정답을 말하기 전에 괴물에게 잡아먹히는 일이 일어난다면!      


아이들 모두 순간 당황하여 정적이 흘렀다. 잠시 후 현진이가 말했다. “아니, 살려야죠! 한 번만 더 해서 맞으면 살아나는 걸로 해요!” 다른 아이들의 표정을 보니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나도 동의했다. “아, 사실은 괴물이 스마일을 못 삼켰대! 괴물은 이빨이 없어서 스마일이 다행히 아직 안 죽었대!” 놀이는 다시 시작되었고, 결국 정답을 맞힐 수 있었다 (박수미 선생님 저널, 2023. 3. 17)     


구성원들이 동의한다면, 규칙의 다양한 변형을 통해 긴장감과 즐거움을 더할 수도 있고, 아이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⑩ 연상단어 말하기     


말놀이를 하면서 카드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단어 카드로 한글공부를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죠! 그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연상단어 말하기’에서는 그림 카드를 사용했습니다. 저는 왜 카드를 사용했을까요? 단어 카드를 사용한 목적이 다릅니다. 저와 선생님들은, 그림 카드를, 놀이를 위한 수단으로 삼았습니다.

 

놀이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림 카드를 1장 뽑고 그 카드 내용에서 연상되는 단어를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말하면 됩니다. 그림 카드를 활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들이 제안한 단어를 화이트보드에 직접 써가면서 놀이하면 됩니다.


보통의 연상단어 말하기 놀이에서는 바로 앞사람이 말한 단어에서 착안하여 연상단어를 말하는 방식으로 운영합니다. 그러니까 “<나비>-(나비에서 연상되는) <꽃>- (꽃에서 연상되는) <향기>”와 같은 방식으로 놀이합니다.


유아들도 그렇게 놀이해도 됩니다. 다만 연상단어 말하기에 익숙해지기 전에는, 최초의 단어에서 연상되는 단어를 이어가는 활동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즉 “<나비>-(나비에서 연상되는) <벌>- (나비에서 연상되는) <비행기>” 등과 같이 단어를 이어가면 좋습니다.


아이들이 연상단어를 떠올리는 걸 어려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윗말잇기’에서 활용했던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라는 동요를 예시로 들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원숭이라는 동물을 보니, (엉덩이가 떠올랐고, 그의 엉덩이가 빨갛다는 점에 착안해서) 사과를 떠올렸고, (사과가 맛있다는 점에 착안해서, 맛있는) 바나나를 떠올리는 그 모든 과정이 연상의 과정입니다.    

 

최인아 선생님이 만든 그림 카드, '그림 카드' 파일 이름으로 업로드했습니다. 무작위로 카드 1장을 골라주는 놀이자료를 파워포인트로도 만들어서 업로드 했습니다(그림카드 1장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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