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연상단어 말하기의 응용편입니다. 역시 그림 카드만 있으면 됩니다. 놀이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그림 카드를 4장씩 나누어 가집니다.
㉡ 나머지 카드는 뒤집어서 가운데에 놓습니다.
㉢ 맨 위의 카드를 1장 뒤집습니다.
㉣ 그 카드를 보고 연상되는 단어를 말합니다.
㉤ 가장 먼저 말한 유아만 자기가 가지고 있는 카드를 바닥에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두 사람 이상이 말했을 경우, 모두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 카드를 모두 내려놓아 손에 카드가 없는 사람이 이깁니다.
한 사물(현상)을 보고 어떤 것을 연상하는가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매우 주관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A를 보고 B를 떠올렸는데, 상대방이 왜 B를 떠올렸냐고 그건 적절하지 않다고 우기면 나는 대답이 궁색해질 수 있습니다. B를 떠올리긴 했지만 이유를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내가 경험한 걸 상대방은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리 이유를 설명해줘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연상단어 말하기 놀이가 중단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원활한 놀이 진행을 위해 교사가 판정을 내려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교사가 개입해서 결정해주기보다는 아이들끼리 논쟁해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져서 다툼으로 번지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⑫ 수수께끼
수수께끼도 모두 잘 아는 말놀이입니다. 한 아이가 실마리를 알려주고 다른 아이들이 정답을 알아맞히는 놀이입니다. 다음 실마리를 읽어보세요. 정답은 뭘까요?
이거는 날개가 달려 있어. 대신 더러운 병을 입혀. 그리고 사람들이 완전 싫어해. 저희 엄마도 싫어해요. 그리고 날개 엄청 작아요. 그리고 몸집도 엄청 작아요. 나는 아주 조그매서 사람들이 놓칠 때도 있어요. 날개가 한 이만해(손짓하며). 나는 날개가 달려 있고 눈이 새빨개요! 눈은 빨간 색이고 다리는 4개예요. (박수미 선생님 학급의 지수)
정답은 ‘파리’입니다. 수수께끼에서는 객관적인 사실을 실마리로 제시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느낌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고 작은 특징을 과장하여 말하는 경우도 있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정답을 맞추는데는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파리 다리는 4개가 아니지만 정답을 맞출 수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 가운데 곤충박사가 있다면 문제 제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토론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특정 대상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하다가 머릿속에서 다른 대상이 연상되어 새롭게 연상한 대상에 대해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실마리와는 관계없이 자기가 떠올린 것을 정답이라고 우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음은 박수미 선생님 반, 세아가 낸 수수께끼입니다.
이건 네 글자야. 먹는 건데 약간 짜고 먹을 때 움직여. 원래를 살아 있던 동물이었어. 그건 호랑이였어. 이걸 돌려서 집게도 만들 수 있어. 겉에 초록색이랑 하얀색이 있어.
정답은 뭘까요? ‘자장면’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자장면 같지 않습니다. 세아는 도대체 자장면에서 무엇을 본 걸까요? 면이 구불구불한 것에서 움직인다는 걸 포착하고 바로 이어서 움직이는 호랑이를 연상한 걸까요? 젓가락에 말아먹는 걸 연상하면서 집게를 상상한 걸까요? 자장면에 곁들여 나오곤 하는 오이를 보고 초록색과 하얀색을 떠올린 걸까요? 글자수는? 자장면을 ‘자아장면’이라고 생각한 걸까요? 이렇게 (성인이 보기엔) 엉터리로 문제를 내도, 신기하게도 정답을 알아맞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수께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난도가 높은 놀이이기 때문에 아이들 수준에 맞는지 고려해야 합니다. 글자 수가 의외의 장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글자 수를 단서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음절수를 잘 모를 경우 정답을 맞추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나나는 3글자이지만, ‘바아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⑬ 스무고개
스무고개도 잘 아시죠! 스무고개는 수수께끼와 마찬가지로 쉽지 않은 말놀이입니다. 수수께끼 말놀이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문제들이 스무고개에서도 똑같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들 수준을 잘 고려해야 하는 놀이입니다. 다음은 '말놀이의 실제'라는 강의에서 소개한 스무고개의 도입 예시입니다.
해 설: 이런. 고래상어가 지나가는 바람에 땅이 흔들리고 파도가 몰아친 거였어요. 윤서와 개구리들은 잠시 정신을 잃었지요. 그때 누군가 윤서를 흔들어 깨웠어요.
윤 서: 누, 누구세요?
거 북: 일어났구나. 난 거북이 할아버지야. 어쩌다 이곳에 왔누?
윤 서: 웅덩이에 빠졌어요. 얼른 집으로 가고 싶어요. 흑흑.
거 북: 안 되었구나. 오늘 먹이를 구하러 웅덩이 나라를 나간다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애 이름이 뭐더라..? 아이고, 얼굴은 기억이 나는데, 이름이 기억 안 나네!
개굴1: 우리가 할아버지한테 이것저것 물어봐서 알아맞혀보자!
개굴2: 그래그래! 할아버지! 어떤 모양이에요?
거 북: 다양한데 보통 동그랗게 보이지.
개굴3: 무슨 색이죠?
거 북: 글쎄. 좀 희다고 해야 하나? 투명하다고 해야 하나?
윤 서: 만지면 어떤 느낌이 나나요?
거 북: 음, 젤리같아!
개굴3: 아! 문어요!
거 북: 아냐아냐. 문어는 아냐. 그렇지만 문어처럼 뼈가 없지.
개굴2: 생각났어요! 해파리군요!
거 북: 그래그래! 해파리! 아 그 이름이 기억이 안 나질 뭐니. 해파리에게 내가 데려다 주마. 내 등에 타렴!
해 설: 거북이 할아버지는 걸을 땐 참 느렸는데, 헤엄치니까 엄청 빨랐어요. 벌써 해파리에게 도착했죠.